처분가능소득 증가는 정체

자산가격 조정시 이자부담↑

서울 시내의 한 은행 대출 창구 모습. [연합]
서울 시내의 한 은행 대출 창구 모습. [연합]

가계의 소득 대비 부채 규모가 역대 최고 수준까지 늘어난 가운데 금융자산 대비 부채 규모는 5년래 최저로 떨어졌다. 차입으로 투자를 늘린 가구는 전반적으로 자산 가격 상승의 수혜를 누린 셈이다. 하지만 가계 소득은 제자리 걸음이어서 향후 자산가격 조정 시 빚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한국은행의 자금순환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말 현재 가계(비영리단체 포함)의 잔액기준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44.7%로 지난 2016년 1분기(44.6%) 이후 가장 낮다. 빚이 크게 늘었지만 주가 상승 등으로 금융자산 평가액이 더 늘면서 투자 대비 수익률이 5년래 최고 수준으로 개선됐다고 볼 수 있다.

금융부채는 1년새 10.9%로 큰 폭 증가했다. 한은에 따르면 1분기 현재 가계부채 잔액은 1765조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154조원이 늘었다. 해당 통계를 작성한 2002년 4분기 이후 전년동기대비 최대 증가폭이다. 그럼에도 금융자산은 같은 기간 이보다 높은 18.1% 늘면서 이 비율의 하락을 견인했다.

반면 1분기 처분가능소득(개인소득에서 세금 비소비성 지출 차감) 대비 가계부채 비율(6월 금융안정보고서 자료)은 171.5%를 기록, 작년 1분기보다 11.4%포인트 확대됐다. 1년새 가계부채는 9.5% 증가했지만 처분가능소득은 2.2% 상승에 그친 결과다.

기업들의 투자 성과는 가계에 비해 저조하다. 작년말 현재 국내 기업(공기업·금융법인 제외)의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184.6%로 2009년 3월(184.7%) 이후 가장 높다. 기업이 투자보다는 코로나19에 따른 자금흐름개선 목적의 비상금 대출을 늘렸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같은 기간 정부와 금융법인의 이 비율은 각각 60.4%, 97.7%를 기록했다.

한은은 “단기·변동금리 방식 대출 증가에 따른 가계부채 질적구조 저하, 대출을 활용한 자산투자 확대 등에 따른 금융불균형 심화 가능성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경원 기자


gi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