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 81명 법원 떠나…지난해 68명에 비해 오히려 늘어

대형로펌 취업 가능한 부장판사 61명중 11명 김앤장으로

6대로펌만 21명…법원장급 인사들은 중소형 로펌행 러시

취업제한·평생법관제 등 ‘전관예우 방지책’ 실효성 떨어져

서울 서초구 법원종합청사 [연합]
서울 서초구 법원종합청사 [연합]

[헤럴드경제=좌영길·안대용·박상현 기자] 올해 상반기에만 80명이 넘는 판사들이 법원을 떠난 것으로 파악됐다. 그동안 판사 출신 변호사의 사건 수임 제한 기간을 두거나, 법원장급 판사들이 일선 재판부로 복귀하는 ‘평생법관제’를 도입하는 등 이른바 방지책을 강화했지만, 여전히 ‘전관 변호사’들이 시장에 배출되고 있다.

15일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퇴직 판사는 총 81명이다. 지난해 퇴직 판사가 68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증가한 수치다. 연 매출 100억원 이상 로펌에 직행할 수 없는 고등법원 부장판사급 20명을 제외한 퇴직 지방법원 부장판사 61명 중 11명이 ‘1등 로펌’ 김앤장법률사무소로 자리를 옮겼다. 퇴직 지방법원 부장판사 3분의 1인 21명이 6대 로펌으로 향했다. 대형로펌 취업이 제한된 고등법원 부장판사 이상급 고위직도 대부분 중소형 로펌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동안 전관예우 논란을 없애기 위해 제도 개선은 꾸준히 이어졌다. 법무부는 최근 법원과 검찰 등에서 퇴임한 고위공직자가 변호사로 개업하는 경우 1년인 사건 수임 제한 기간을 3년으로 늘리는 변호사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정부입법으로 발의된 이 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하지만 전관 변호사 수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사건 수임 제한 기간이 늘 것이 예상되거나, 이른바 ‘사법농단’ 사태 여파가 원인이 되기도 했지만 판사 승진제 폐지, 경력 법조인을 통한 법관 선발 등 조직 문화 변화로 인해 법원이 국가 예산을 들여 키운 인재를 붙들 유인책이 없는 상황이다.

검찰에서도 지난해 98명의 검사가 사직했다. 올해는 6월까지 상반기에만 38명이 퇴직했다. 잦은 검찰 인사로 인해 검사 출신 전관 변호사가 시장에 쏟아지고 있는 셈이다. 법원과 달리 검사장 승진이라는 동기유발 요인이 있지만, 정치적 상황에 따라 너무 잦은 인사를 통해 사직자를 배출하고 있는 게 원인으로 꼽힌다.

‘전관 변호사’가 오히려 늘고 있는 문제는 두 가지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다. 국가가 예산을 들여 길러낸 인재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변호사업계 시장 정보를 왜곡할 여지가 생긴다는 문제가 있다. 전관 변호사가 과연 실제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법원과 변호사업계 시각 차가 있다. 하지만 판사 출신이라는 ‘간판’으로 인해 변호사업계 시장정보를 왜곡할 여지가 생긴다는 문제에 관해서는 이론이 없는 편이다. 실제 의뢰인에게 결과를 장담하거나, 재판부와의 친분을 과시하는 등의 사유로 징계를 받는 전관 변호사 사례는 꾸준히 나오고 있다.


jyg9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