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뎅은 따끈한 국물을 함께 먹을 수 있어서 겨울철에 가장 사랑받는 ‘노변진미’다. 특히 오뎅은 국물을 무기로 김밥, 떡볶이, 순대, 튀김 등 쟁쟁한 라이벌들과 자유롭게 ‘콜라보레이션(협업)’ 관계을 맺을 수 있기 때문에 ‘노변진미’의 세계에서 매우 독특한 지위를 점하고 있다.
오뎅은 얇은 어묵을 접어 지그재그로 꽂은 형태와, 부들 모양의 긴 오뎅을 그대로 꽂은 형태 두 가지가 대표적이다. 전자는 국물 맛과 간장이 잘 스며들고, 후자는 뜨겁고 탱글탱글한 식감이 좀 더 오래 유지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맛과 양은 비슷하다.
선거 때면 정치인들도 성지순례라도 하듯 들러 한 입 베어 물고 가는 친서민적‘ 먹거리 오뎅은 유감스럽게도 일제강점기의 잔재다. 정확한 기록은 없으나 오뎅의 유입 시기는 개화기로 알려져 있다. 당시 개항장이었던 부산항에 정착한 일본인들에 의해 보급되기 시작한 것이 지금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1924년 조선총독부 발행 ‘조선의 시장’에서 ‘부평시장(부산)은 쌀, 어묵, 채소, 청과물 등이 주종을 이루었다’고 언급하고 있는 것을 보면, 당시에도 오뎅은 일상적인 식재료였던 것으로 보인다.
본디 일본의 ‘오뎅(おでん)’은 갖가지 재료로 맛을 낸 국물에 어묵과 무, 곤약, 소 힘줄 등을 넣어 끓인 전골 요리 자체를 의미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오뎅은 탕 속에 들어가는 식재료 그 자체를 일컫는다. 어묵을 오뎅이라고 부르는 것을 일본 사람들이 김치찌개를 김치라고 부르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요리의 이름이 재료의 이름으로 와전된 것이다.
대한민국 사람들은 따뜻한 국물을 마시기 위해 오뎅을 찾지만, 일본 사람들은 어묵 그 자체를 먹기 위해 ‘오뎅’을 찾는다. 이제 대한민국의 오뎅은 독자적인 국물 문화의 일부라고 봐도 무방하다.
오뎅의 주된 원료는 생선살이다. 특별히 어종을 가리지 않아 명태, 대구, 갈치, 조기 등 기호에 따라 다양하게 쓰인다. 오뎅은 생선살을 밀가루 등과 반죽해 가열, 응고시켜 만든다. 한때 내장, 머리, 뼈 등 못 먹을 부위로 비위생적으로 오뎅을 만든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천부당만부당한 소리다. 오뎅은 흰 살 생선의 살, 연육으로만 만든다.
부산은 대한민국 오뎅의 종가다. 1946년 한국인이 설립한 최초의 오뎅 공장인 동광식품이 들어선 곳도 부산이다. 1950년에는 영도 봉래시장 입구에 삼진식품이 설립됐다. 때마침 한국전쟁이 발발해 피난민이 대거 부산으로 유입되자 오뎅 생산은 호황을 맞았다. 이즈음 동광식품과 삼진식품의 공장장 출신이 합작해 영주동시장에 환공어묵을 세웠다. 원재료를 조달하는 수산시장이 가까워서 부산은 오뎅 업체가 번성하기 좋은 조건이었다. 이미 1950~60년대에 미도, 환공, 삼진, 동광, 대원, 영진 등 많은 업체들이 부산에서 경쟁을 벌였다.
부산오뎅은 높은 연육의 함량 비율과 오랜 경험에서 우러난 배합, 숙성기술 때문에 다른 오뎅에 비해 비싼 편임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오랫동안 삶아도 흐물흐물하지 않고 그 맛을 유지하는 부산오뎅은 오뎅 시장에서 수십 년째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간장을 찍어 먹는 방법에도 변화가 있었다. 과거에는 하나의 간장 종지에 공동으로 오뎅을 찍어먹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위생 논란이 일어 간장에 솔을 담가 오뎅에 발라먹거나 스프레이로 뿌려먹는 방식이 늘어나고 있다.
정진영 기자/
![옥택연 25억에 낙찰받은 그집, 75억이 됐다…류현진 부부도 사는 강남 고급빌라 [초고가 주택 그들이 사는 세상]](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4/news-p.v1.20260904.6851255acf834221b5039de0a2498eb5_T1.jpg?type=h&h=240)
![4000만원 낼 세금을 1억 넘게 물다니…‘상속세 0원’이라도 꼭 신고해야 하는 이유 [이세상]](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news-p.v1.20260903.e72e37cbc9ac475abd6197c15b096a38_T1.png?type=h&h=240)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