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릉역 인근에서 라이더들 추모 행동…성명서 발표

“주행중 콜 받아야 하는 근본 원인, 플랫폼업체 제공”

“안전교육 강화·라이더 보험가입 의무화해야”

“유가족에 장례비용 일부·위로금도 지급해야”

26일 한 배달라이더가 화물차에 치여 숨진 사고가 발생한 서울 강남구 지하철 선릉역 인근 모습. 같은 날 밤 숨진 라이더가 타던 오토바이 주위로 다른 라이더들이 추모의 의미로 꽃, 술 등을 올려놓았다. [민주노총 제공]
26일 한 배달라이더가 화물차에 치여 숨진 사고가 발생한 서울 강남구 지하철 선릉역 인근 모습. 같은 날 밤 숨진 라이더가 타던 오토바이 주위로 다른 라이더들이 추모의 의미로 꽃, 술 등을 올려놓았다. [민주노총 제공]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서울 강남 지역 한복판에서 배달라이더가 화물차에 치여 숨진 사고와 관련해, 배달라이더의 열악한 근무 환경이 사고의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배달라이더들로 구성된 배달노조는 배달라이더의 근무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27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동조합 배달서비스지부(배달노조)는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지하철 선릉역 인근에 모여 “플랫폼기업들은 라이더 안전교육을 강화하고 라이더 보험가입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고인의 사고 시간에 맞춰 행사를 진행했다.

배달노조는 이날 발표한 성명문에서 “평범한 가장이 자기 생명을 갉아 먹으며 급하게 달리는 것, 자동차 사이를 뚫고 횡단보도 앞에 서며 신호와 휴대전화를 번갈아보는 이유에는 플랫폼사 간 속도 경쟁이 있다”이라며 “(배달)플랫폼기업들에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플랫폼기업들은 자신들의 배달만 손님들에게 전달되면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듯이 나온다”며 “회사는 정차해 콜을 받으라고 하지만 콜 수행하는 도중에 다음 콜을 받지 않으면 한참을 기다려야 하기에 라이더들은 도로 위에서 계속 핸드폰을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배달노조는 플랫폼기업들이 라이더들에게 안전과 관련한 충분한 교육이나 준비를 시키지 않는 현실을 지적했다. 이 단체는 “쿠팡이츠의 경우에는 최소한 보험 가입 여부조차 확인하지 않고 도로 위로 라이더를 보낸다”며 “라이더들 교육 측면에서도 몇 시간의 산업안전 기본 교육은 있지만 오토바이를 안전하게 타는 법, 배달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일은 교육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 사망자는 쿠팡이츠 소속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노조는 이날 모든 배달플랫폼기업에게 도의적인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유가족에게 장례비용 일체와 위로금을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또 사고 라이더가 산재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라이더 안전교육을 강화해 달라 요청했다.

민주노총은 고인의 3일장이 되는 28일까지 서울 강남구 지하철 선릉역 인근 오토바이 앞에서 추모행동을 이어 나갈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라이더들이 자체적으로 교통법규를 준수할 책임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교통법규는 (강행규정이기에)배달라이더들도 법규를 준수해야만 한다. 단속 과정에서 도주하다 사고가 나는 경우도 있는데 번호가 찍혀 사후에 반드시 범칙금을 발부한다는 점도 알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26일 강남구 선릉역 인근 한 사거리에서 대형 화물차가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배달라이더가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hop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