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20명 내각 구성원 중 13명 신인 기용…아사히 “기시다 컬러 연출”

외교·안보 부문서 아베·아소 입김 여전…극우·과거사 부정·개헌 인사 포진

조기 총선 모드 돌입…자민당 과반 실패 시 임기 한 달 단명 총리 가능성도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앞줄 가운데) 일본 제 100대 총리가 4일 도쿄(東京) 총리 관저에서 새 내각 구성원과 기념 촬영을 하며 활짝 웃고 있다. [EPA]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앞줄 가운데) 일본 제 100대 총리가 4일 도쿄(東京) 총리 관저에서 새 내각 구성원과 기념 촬영을 하며 활짝 웃고 있다. [EPA]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제 100대 총리가 공식 취임, 내각 명단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국정 운영에 돌입했다.

내각의 절반 이상을 새 인물로 채우며 ‘쇄신’ 분위기를 연출하려 애썼지만, 외교·안보 라인을 중심으로 면면을 뜯어보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와 아소 다로(麻生太郞) 전 부총리의 입김이 여전히 강력하다는 것이 세간의 평가다.

이런 가운데 기시다 총리가 이달 말로 다가온 중의원 선거에서 잇따른 지지율 하락으로 위기에 빠졌던 집권 자민당의 과반 의석을 지켜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자신을 제외한 총 20명의 내각 구성원 중 13명을 신인으로 채우며 신선한 이미지를 부각했다.

전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 내각에선 각료 20명 중 11명을 직전 아베 내각 인사로 채운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기시다 총리는 3명만 스가 내각 인물로 임명했다.

여기에 소장파로 분류되는 중의원 3선 의원을 3명이나 내각에 배치하는 등 인물 교체에도 힘을 실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내각 각료 명단. [EPA]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내각 각료 명단. [EPA]

아사히(朝日)신문은 “자민당 간부 인사에선 아베 전 총리와 아소 전 부총리에 대한 배려가 두드러졌지만, 내각 인사는 노장과 젊은 층의 균형을 취해 ‘기시다 후미오 컬러’ 연출에 주력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외교·안보 부문에 있어서는 아베 전 총리와 아소 전 부총리 등이 이끄는 자민당 양대 파벌의 그림자는 더 짙어졌다.

정부 2인자인 관방장관에 임명된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는 아베가 이끄는 호소다파의 사무총장으로 일본의 과거사를 반성한 ‘고노담화’와 ‘무라야마담화’ 수정을 줄곧 주장해 왔다. 2012년에는 아베 전 총리와 함께 미국 뉴저지주(州) 지역신문에 일본군 위안부가 성노예가 아니며 군 위안부 제도에 대한 일본 정부와 일본군의 책임을 부정하는 내용을 담은 광고를 내기도 했다.

마쓰노 관방장관은 일본 극우 세력의 총본산으로, 군국주의 시절로의 회귀를 목표로 삼고 있는 일본회의가 1997년 설립한 일본회의국회의원간담회 소속이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앞줄 가운데) 일본 총리가 4일 도쿄(東京) 중의원에서 제 100대 일본 총리로 선출된 뒤 박수를 받고 있다. [EPA]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앞줄 가운데) 일본 총리가 4일 도쿄(東京) 중의원에서 제 100대 일본 총리로 선출된 뒤 박수를 받고 있다. [EPA]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 아베 전 총리의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岸信夫) 방위상, 스에마쓰 신스케(末松信介) 문부과학상, 니노유 사토시(二之湯) 국가안보위원장 등도 일본회의국회의원간담회에 속해있다.

파벌로 보면 호소다(細田)파(아베파)와 다케시타(竹下)파가 각각 4명씩이고, 아소(麻生)파와 기시다(岸田)파가 3명씩, 니카이(二階)파가 2명, 무파벌이 3명이다.

내각 평균 연령도 만 61.8세로 스가 전 내각 때보다 1.4세 높아졌다.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기시다 총리와 맞선 고노 다로(河野太郞) 전 행정개혁담당상은 자민당 홍보본부장으로 좌천됐고, 고노 전 담당상을 공개 지지한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전 환경상도 입각에 실패했다.

‘반(反) 아베’ 선봉장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이 이끄는 이시바파 의원 16명도 입각에 실패했다.

출범과 동시에 기시다 내각은 정권의 명운을 건 총선 체제에 돌입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4일 도쿄(東京) 총리 관저에서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4일 도쿄(東京) 총리 관저에서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

기시다 총리는 19일 고시(후보 등록) 후 12일간의 선거운동을 거쳐 일요일인 이달 31일 중의원 선거를 치르는 총선 일정을 잡았다. 취임 초 이른바 ‘축하장세’를 활용해 조기 총선에서 승리를 거머쥐겠다는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자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경우 기시다 총리는 특별국회 재지명을 거쳐 제 101대 총리로 연임하게 된다.

하지만, 총선에서 패배하면 최악의 경우 취임 한 달여 만에 물러나는 ‘단명 총리’의 오명을 뒤집어쓸 가능성도 있다.

자민당은 예상보다 높은 기시다 신임 내각에 대한 지지 여론과 코로나19 확진자 수 감소세에 힘입어 총선을 승리로 이끈다는 전략이다.

이에 맞서 제1 야당인 입헌민주당은 야권 단일화를 추진, 자민당의 독주에 제동을 건다는 전략이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