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보호 전 여친 살인' 86년생 김병찬
유가족 “언론 보도 보고서야 사건 경위 알아”
“관련 책임자가 직접 유가족에 사과하라”
“김병찬 출소 뒤 재범 우려…사형 선고 절실”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책임자는 고인의 영정과 유가족들 앞에서 진심어린 마음으로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며 사과하시기 바란다.”
전 여자친구를 스토킹 하고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김병찬(35·사진) 씨의 피해자 유가족이 김 씨 사형과 경찰의 부실대응에 대한 직접적인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경찰청장의 서면 사과가 아닌 책임자가 나서 유가족 앞에 직접 사과하라는 요구다.
24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피해자의 남동생이라고 밝힌 청원인이 '계획적이고 잔인한 ‘스토킹 살인범’에게 살해당한 고인과 유족의 억울함을 호소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을 올리고 이같이 호소했다.
청원은 “지난 22일 이 사건의 관할 최고 책임자였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국민들의 분노에 뒤늦게 경찰의 책임을 인정하며 사과의 뜻을 발표했다”며 “(당일) 해외출장을 가느라 서면으로 사과했다고 하더라. 이것이 진정한 사과일까”라고 반문했다.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22일부터 우즈베키스탄 출장길에 나섰다. 26일 귀국 예정이었지만 논란 끝에 귀국 일정을 하루 앞당겨 25일 귀국한다.
비판의 화살은 직접적인 사건 책임자를 향했다. 청원은 “경찰은 신속하게 사건 현장에 도착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한 또다른 가해자”라며 “유족에게 강력사건의 경위를 정확히 설명도 하지 않고, 변명으로 언론에 일관하는 경찰의 모습을 보고 또다시 억울함과 비통함을 느꼈다”고도 덧붙였다.
이어 “피해자가 고인이 되고 유가족들이 병원에 달려왔지만, 경찰은 사건의 경위에 대해 상세히 유가족들에게 설명하지 않았고 병원을 떠나버렸다”며 “유가족들은 언론에서 나오는 기사를 보며 사건의 경위를 파악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살인범에게 사형을 선고해 달라는 주장도 이어졌다. 청원은 “살인범의 나이가 35세이고, 25년 형을 받으면 60세에 출소하게 된다”며 “죄책감 없이 계획적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살인범이, 그것을 멈출 수 있겠냐. 가족들 사이에서 벌써 미래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복수의 두려움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찬은 지난 19일 오전 11시30분께 서울 중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청원인의 가족인 전 여자친구 A(32)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살인)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김병찬의 스토킹으로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고 있었다. 피살 전에도 경찰이 대대적으로 홍보한 시범운영 프로그램으로 긴급호출을 보냈지만, 경찰 측 기술적 문제로 위치를 신속하게 특정하지 못해 출동이 지연됐다.
기존 방식대로 기지국으로 위치를 측정하는 사이 피해자는 참변을 당했다. 경찰은 그간 해당 시스템을 사용하면 위치를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이 3초로 줄고, 오차범위도 20∼50m로 줄어든다고 홍보해왔다. 그러나 정작 서울경찰청 112상황실은 A씨가 피살 직전 신고한 스마트워치의 ‘SOS’ 신호를 받고 신변보호 위치확인시스템에 접속하자 시스템 간 연동조차 제대로 되지 않아 접속이 불가했다.
한편 서울경찰청은 24일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김병찬의 신상정보 공개를 결정했다. 미리 흉기를 준비해 피해자 주거지에 찾아가 잔인하게 살해한 점과 신상정보 공개로 인한 범죄 예방 효과 등을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 김병찬이 범행 일체를 시인했고, 범행 증거도 감식 결과와 폐쇄회로(CC)TV 영상 등으로 확보된 상황을 반영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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