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국무회의 의결 후 특사 단행 예정

이명박·박근혜 제외…일반 형사범 위주

법조계, 사면권 빈번한 정치적 활용 우려

“자의성·남용이 문제…제어장치 필요”

박범계 법무부 장관. [연합]
박범계 법무부 장관.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문재인 정부 다섯 번째 특별사면 단행이 임박했다. 오랜 기간 특혜 논란을 빚어온 사면권이 이번 정부 들어서도 한 해 빼고 해마다 대규모로 행사되면서 적절성에 대한 지적이 제기된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다음 주 특별사면·복권·감형을 단행할 예정이다. 헌법상 사면·감형과 복권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오는 28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친 뒤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특정한 인물에 대해 이뤄지는 특별사면과 복권·감형은 사면법에 따라 법무부장관의 상신(上申)으로 대통령이 하게 되는데, 보통 한 번에 단행되기 때문에 묶어서 ‘사면’ 또는 ‘특사’라고 표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번 특별사면·복권·감형이 단행되면 2018년을 제외하고 이번 정부 들어 해마다 특사가 이뤄지게 된다.

이번 특사에서 눈여겨볼 점은 대상과 규모다. 정부의 특사 추진 때마다 포함 여부로 주목받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번 특사에도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규모의 경우 사면심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전날 “상당한 규모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만큼 일반 형사범을 위주로 적어도 수천명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부에서 단행된 네 번의 특사에서 특별사면·복권·감형을 받은 사람은 총 1만9020명이었다. 과거 정부에서도 광복절, 연말 즈음 대규모 특사가 단행되곤 했는데 이번 정부의 특사 인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이뤄진 특사 규모를 이미 넘어섰다. 박근혜 정부에선 2014년 5925명, 2015년 6527명, 2016년 4876명으로 세 차례에 걸쳐 총 1만7328명에 대해 특사가 단행됐다.

법조계에선 사면권이 빈번하게 정치적으로 활용되는 점을 우려한다. 대통령의 권한이긴 하지만, 법원이 독립적 판단으로 내린 판결을 단번에 무력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재판을 받는 대통령 측근이 사면을 기대하고 항소나 상고를 포기하고 일찌감치 형을 확정짓는 경우도 있었다. 이명박 정부에서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로 실형을 선고받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사례가 대표적이다. 문 대통령도 사면권 행사에 대한 우려를 감안해 ‘5대 중대 부패 범죄’에 대해선 사면하지 않겠다는 걸 후보 시절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2019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던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를 복권하면서 사실상 공약을 어겼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사실상 뇌물이나 다름없는 불법 정치자금 수수사건이었는데도 복권했기 때문이었다.

지방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때마다 원칙을 내세우지만, 특정인 구제를 위해 원칙없이 사면권이 행사된 듯한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며 “상대적 박탈감을 일으키는 건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예측 가능한 기준을 설정하거나, 자의적인 권한 행사가 어렵도록 제어장치를 둘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권 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사면권의 존재 자체보단 행사의 자의성과 남용이 가장 문제되고, 판사들이 공감을 많이 하는 지점”이라며 “제도적인 제어 장치를 규정으로 둬야 하지 않나 싶다”고 했다.


dand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