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년’ 호랑이 기운 받을 관광명소는
국립민속박물관 ‘호랑이 풍속’ 모은 특별전
사람을 사랑한 경주 호랑이·평창 수호랑
코엑스 전광판 초대형 흑호 미디어아트
서울의 우백호 인왕산 범바위 가는길에
‘쓰담쓰담’ 황금호랑이 기운 받아보는것도
‘단군조선’ 건국 이야기부터, 은혜를 갚은 호랑이, 햇님 달님의 어리숙한 호랑이를 거쳐, 1988년 서울올림픽 ‘호돌이’, 2018년 평창올림픽 ‘수호랑’에 이르기 까지, 호랑이는 늘 우리 곁에 있었다.
호랑이와 고래 그림이 그려진 ‘슬기로운 수렵생활’ 7000년전 반구대암각화 때에도 함께 였고, 몇 백년 간의 기록만 봐도, ‘한국구비문학대계’엔 1000여건의 호랑이 설화가, 정부 문서인 조선왕조실록에는 700여건의 기사가 있다.
박지원은 ‘호질(虎叱)’에서 “착하고 성스러우며, 지혜롭고도 인자하며, 엉큼스럽고 날래며, 세차고 사납기가 천하에 대적할 자가 없다”고 했다.
호랑이를 신으로 삼고 제사를 지냈다는 ‘삼국지 위서 동이전’의 기록, 호랑이를 산군(山君)이라 부르며 제를 올렸다는 ‘오주연문장전산고’의 기록에서 신격화한 흔적도 보인다. 새해 첫날 호랑이 그림을 그려 붙이는 세화(歲 ), 단오에 쑥으로 호랑이 형상을 만드는 애호(艾虎), ‘삼재부적판(三災符籍板)’ 등은 모두 호랑이의 용맹함에 기대어 액을 물리치고자 했던 조상들의 풍속이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임인년 검은호랑이해를 맞아, 오는 3월1일 까지 호랑이 풍속을 모두 모여주는 ‘호랑이 나라’ 특별전을 진행중인데, 좋은 에듀테인먼트 나들이거리다.
한국무역협회 등 코엑스 MICE클러스터위원회와 서울강남구는 코엑스 광장에 8m 대형 호랑이캐릭터를 설치했다. 코엑스 K-팝 스퀘어 전광판에는 새해 일상회복을 기원하는 초대형 흑호(黑虎) 미디어아트를 선보인다.
호랑이의 용맹함과 순수성을 심신에 품을 여행지는 비대면 안심관광지이거나, 수도권 주민과 가까운 곳에 있다. 인왕산과 경복궁을 첫 손에 꼽는다. 경복궁 호랑이상은 근정전 월대 1층의 정면 계단 양쪽에 놓여있다. 무서운 호랑이의 모습이 아닌 귀엽게 앉아있는 호랑이다. 근정전 서쪽엔 인왕산이 보이고, 오늘쪽에는 북악산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최근 복원공사를 마친 향원정도 둘러보자.
서울의 우백호 인왕산은 호랑이가 편안히 앉아있는 모습의 바위산이다. 독립문·사직공원 쪽이든, 수성동계곡 쪽에서 출발하든 범바위까지 30분 안팎이면 닿는다. 서울의 천촌만락이 발 아래 놓인다. 사직공원 북서쪽 단군성전, 황학정국궁전시관을 지나면 인왕산 자락길 가에 ‘청와대와 경복궁을 지키는 황금호랑이’가 있으니, 쓰다듬어주고 오자.
화랑들의 훈련장이던 경주 황성공원에 가면 체육관, 도서관, 궁도장, 박목월시비 외에 호랑이를 기리는 정자 호림정도 있다. 공원 남쪽 호원사터에 사랑과 은혜의 상징인 호랑이처녀 얘기가 있기 때문이다.
원성왕때 김현이 한밤 탑돌이를 하다 눈이 맞은 처녀와 사랑을 했는데, 알고보니 호랑이였다. 그녀는 다음날 호랑이 모습으로 도심에 나타났고, 김현이 이를 퇴치해 벼슬길에 오르게됐다. 간밤에 둘이 입맞춤 해놓은 일이었다. 김현은 이 암호랑이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호원사를 지었다. 여기서 남쪽 쪽샘,대릉원,첨성대,월정교 등 문화유산 방문을 한뒤 황리단길에서 먹방하면 되겠다.
부산 진구 산복도로의 호천마을이 요즘 뜨고 있다. 감천마을을 닮았는데, 조망은 더 뛰어나다는 평가다. 부산 안심여행지 10선에 올랐다. 이 마을 개천에 호랑이가 자주 나타나 호천이 됐다. 드라마 ‘쌈 마이웨이’ 촬영장소, 호천문화 플랫폼 일대엔 아트교육센터라는 갤러리, 어슬렁 미술관, 카페 끄티, 벽화거리 등이 조성돼 있고, 바닥의 호랑이 발자국이 여행자를 안내한다. 이 마을 만의 ‘호랑이 커피’ 한잔에 추위도 녹인다. 부산 친환경 마을 1호로 저탄소, 태양열 마을이기도 하다.
완도 청산도는 영화 ‘서편제’, 드라마 ‘봄의 왈츠’ 등이 촬영된 아름다운 섬이다. 구들장 논으로 세계농업유산이 된 똑똑한 동네이기도 하다. 촬영지에서 남쪽으로 4㎞ 가량 떨어진 범바위 전망대, ‘호랑이 머리’에 오르면, 바다를 연모하며 뻗어나간 여러 거북 닮은 곶(串)들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서쪽 화랑포 끝자락은 아빠거북, 범바위 전망대 동쪽 매봉산에서 뻗어 바다로 간 곶은 엄마거북이다. 엄마거북 앞에는 아기거북이라는 애칭을 가진 섬이 육지를 바라본다. 자신감, 쇄신의 기운 말고도 가족애 까지 느껴지는 곳이다.
‘수호랑’이 역대 최고 성공을 일군, 2018평창 올림픽 자취 역시 호랑이 기운을 얻을 만한 곳이다. 강원도 스키여행 갔다가 평창올림픽 헤드쿼터였던 스키점프대 꼭대기에 서보는 것도 임인년 새 출발의 좋은 추억이겠다. 함영훈 기자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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