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영업이익 2조원 돌파
신년사·창립사 등에서 강조한
조현준 회장 민첩한 경영 성과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조현준 효성 회장이 이달로 취임 5주년을 맞는 가운데 효성은 사상 처음 연간 영업이익 2조원 돌파라는 성과를 달성했다. 조 회장이 신년사 등을 통해 강조한 ‘애자일(민첩한) 경영’ 철학이 통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효성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달 31일 임직원에게 보낸 2022년 신년사를 통해 “변혁의 시기에 회사가 생존하고 성공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속도와 효율성에 기반한 애자일(agile·민첩한) 조직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며 “신속한 의사결정과 기민성을 확보하려면 무엇보다 데이터베이스 경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조 회장은 효성 55주년 창립기념사에서 “고객을 만족시키고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빠르게 실천에 옮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조 회장은 보수적이었던 그룹 문화를 발빠른 의사결정 등을 통해 개선하며 새로운 효성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애자일(agile) 경영’을 앞세워 속도를 강조했던 조 회장의 승부수가 이같은 역대급 실적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효성에 따르면 지주사 ㈜효성과 효성티앤씨·효성첨단소재·효성중공업·효성화학 등 전사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조1495억원이다. 2019년만 해도 9675억원이던 영업이익이 2년 만에 2조원대로 도약했다.
효성티앤씨는 2020년 2665억원에서 2021년(3분기 기준)1조678억원, 효성화학은 2020년 609억원에서 2021년(3분기 기준) 1653억원으로 영업이익의 자릿수가 바뀔 정도로 기록적인 성과를 냈다. 글로벌 1위 타이어코드를 앞세운 효성첨단소재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1~3분기 영업이익이 3411억원으로 전년(342억원)의 10배 가까이 됐다.
이 같은 기조는 최대 실적을 내고 있는 섬유 화학 부문을 기반으로 친환경 사업에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특히 효성이 탈탄소 시대를 선도하는 친환경기업이 돼야 한다는 조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효성은 국내에서 수소 사업에 가장 빠른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2월 글로벌 가스 및 화학 전문 기업 린데그룹과 합작법인(JV) 투자 계약을 맺고 2023년 5월부터 효성화학의 울산 용연공장 부지에서 연간 1만3000t 규모의 액화수소 플랜트를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또한 2008년부터 수소충전소 사업을 시작해 국내 시장 점유율 35% 정도 점한 1위 업체이기도 하다.
조 회장은 지난해 4월에는 지주사에 ESG위원회 설치하는 등 ESG경영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앞서 2018년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 맡도록 하고 투명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지주사와 4개 회사로 물적 분할을 단행해 지난해 말 지주사 체제로 전환을 마무리했다.
효성은 올해 계열사별로 친환경에 방점을 두고 신사업 분야에 도전을 이어갈 예정이다. 스판덱스의 고성장에 힘입어 효성티앤씨는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친환경 섬유 ‘리젠’의 성장에 주력하고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세계 시장에서 50% 가량 점한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를 기반으로 자체 개발한 탄소섬유와 아라미드 부문에서 향후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전주 탄소섬유 공장에서 2028년까지 약 1조 원을 투자해 연산 2만4000t의 탄소섬유를 생산할 예정이다.
효성화학은 친환경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폴리케톤을 세계 최초 독자기술을 바탕으로 상용화에 성공, 판매 및 생산량을 꾸준히 늘려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