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자문위, 인격권 조항 신설·명문화 추진

인격권 침해 금지·손해배상 청구권 조항도

법무부, 자문위 인원·자격 확대 입법예고

[헤럴드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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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법무부 법무자문위원회가 민법에 ‘인격권’ 조항 신설을 추진하면서 향후 ‘갑질’이나 학교폭력 등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해질지 주목된다.

4일 법무부에 따르면 법무자문위원회 ‘미래시민법포럼’은 현재 민법에 ‘인격권’ 조항을 신설해 명문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법무자문위는 1972년 설립된 법무부에서 가장 오래된 위원회로, 관계 법령 개선 및 운영에 대한 법무부 장관의 자문 기구 역할을 하고 있다.

자문위가 추진 중인 민법 개정시안 중에는 ‘민법 제3조 2항’ 신설이 담겨 있다. ‘사람은 생명, 건강, 자유, 명예, 주거환경, 개인정보 등 인격적 이익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는 것과, ‘사회 통념상 참을 한도를 넘는 인격권 침해에 대해 손해배상과 침해 금지를 청구할 수 있다’는 내용이 골자다. 현행 민법은 인격권 관련 조항을 따로 두지 않고, ‘사람은 생존한 동안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된다’고만 규정한다.

자문위에서 나온 인격권 조항 신설 민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위자료 청구만 가능한 ‘갑질’이나 학교폭력, 직장 내 괴롭힘 등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의 법적 근거도 생길 전망이다. 법원은 통상 위자료 상한을 수천만원 선에서 인정하지만, 손해배상액은 실제 피해를 계량화해 정하기 때문에 위자료 수준을 상회하는 금액도 배상받을 수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지금은 판례로 애매하게 인정되고 있는 인격권을 모든 국민들이 알 수 있게 법조문에 딱 넣어버리는 것”이라며 “재산법 위주 현행 민법이 인격권 위주가 되는 큰 변화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격권이 있으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 단순 위자료가 아니라 정확한 피해를 말할 수 있다”며 “인격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하지 말라고 청구할 수 있는 권리까지 종합적으로 추진해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2000년 들어 민법에 인격권 조항을 신설하려는 시도는 2004년과 2014년 두 차례 있었지만, 모두 실패했다. 2004년엔 관련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으나,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2014년에도 법무부 민법 개정시안에 포함됐지만, 입법 추진까지 이어지진 못했다.

법무부는 원활한 자문위 활동을 위해 현행 20명인 자문위원 수를 25명으로 늘리고, 위원 자격도 ‘법률학에 조예가 깊은 자’에서 ‘법무 관련 전문지식이나 식견이 높은 사람’으로 바꿀 예정이다. 그간 주로 연로한 법학자들 위주였던 자문위원의 연령대를 낮추고, 위원 구성 또한 미래학자, SF 작가, 물리학자 등 사회 각 분야 전문가들로 다양화한단 취지다. 이를 위해 법무부는 전날 이러한 내용을 담은 법무자문위원회규정 일부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입법 예고는 이달 14일까지다.

앞서 자문위는 지난해 11월 1차 회의를 열고, 인격권의 실효적 보장 방법과 인격권 침해 금지 청구권 등 구체적인 법안 마련 방안 등을 논의했다.


poo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