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설 연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코로나로 파행이다. 많은 사람들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 여파로 고향 방문을 접은 채 조금은 어정쩡한 마음으로 새로운 한해를 시작했다.
설날인 1일 오후 평소 휴식처로 사랑을 받고 있는 대구수목원에서는 각계각층 다수의 사람들이 운집, 새해를 준비하는 이들의 재잘거림이 그나마 조금의 위안을 준다.
한 초등학생의 투덜거림이 귀에 와 닿는다. “코로나가 밉다. 올해도 할아버지, 할머니, 큰아빠, 큰엄마 등으로부터 세뱃돈을 받지 못했다. 꼭 사고 싶은 예쁜 옷이 있는데 2년째 세뱃돈을 못 받는다는 것이 속상하다”고 했다.
전문대 졸업을 앞두고 있다는 20대 한 젊은이는 “지난 2년의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 동기들과도 잘사귀지 못한채 끝나 버린 대학 생활이 아쉽다. 인터넷 강의를 듣다 끝난 느낌”이라며 갈 길을 재촉했다.
그나마 이날 대구지역에서도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수목원 내로 울려 퍼지는 잔잔하고 차분한 경음악이 마음의 위안과 함께 안정을 준다.
올 가을 결혼식을 올릴 생각이라는 30대 초반의 연인 한쌍은 “새해는 코로나가 끝나 많은 사람들의 축복 속에 한 가정을 꾸리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며 “예쁘게 잘 살아가겠다”고 전했다.
70대 한 촌로는 “설을 보내기 위해 대구 아들 집을 찾았다. 손주 세배를 받고 보니 실감이 난다. 시절이 수상해도 그래도 설은 설이 아니냐”며 흥겨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또 다른 한 70대는 “외지에 나가 사는 자식들을 한사코 오지말라고 했다. 그래도 설은 설인 모양이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아이들 모습을 보니 손주들 보고픈 마음이 간절하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많은 사람들 바람 처럼 올해는 코로나가 숙지기를 바란다. 이를 통해 아이가 원하는 금액의 설 세뱃돈 목표치가 2023년 설날에는 채워지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 초등학생의 투덜거림이 환호성으로 바뀌기를 고대해 본다.
kbj765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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