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끌어온 분쟁서 불합치 판정
업계, 세이프가드 남용 제동 기대
美 판정불복 상소땐 장기화
[헤럴드경제=문영규·김지헌 기자] 세계무역기구(WTO)가 미국 정부의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에 대해 협정 위반 판정을 내리면서 빠르면 내년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회사들의 ‘관세 족쇄’도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정이 미국의 세이프가드 남용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WTO는 전날(현지시간) 미국 세탁기 세이프가드의 협정 합치 여부를 다툰 분쟁에서 우리 정부가 승소했다고 판정하고 패널 보고서를 회람했다.
미국의 세이프가드는 수입업체가 제품을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판매해 자국 제조업체가 피해를 봤을 때 수입 쿼터별로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다.
완제품의 경우 120만대 쿼터를 두고 쿼터 내에선 14~20%, 쿼터 외에선 30~50%의 관세를 매년 단계적으로 하향 적용했다. 5년 차인 내년 2월까지는 쿼터 내 14%, 쿼터 외 30%의 관세가 부과된다.
경쟁사인 월풀이 2017년 자국 내 실적 부진에 대한 위기감으로 세이프가드 청원을 했고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이듬해인 2018년 2월 세이프가드를 발효했다. 발효 기간은 3년이었지만 월풀의 청원으로 지난해 기간이 다시 연장됐다.
미국의 판정 수용 여부에 따라 다르나 분쟁 해결 절차를 감안하면 빠르면 세이프가드는 내년 2월께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미국이 이번 WTO의 판정에 불복하면 세이프가드가 유지된다. 업계에서는 상소할 가능성이 높고 WTO 상소기구가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어 분쟁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이프가드에 맞춰 미국 현지 공장 건설과 생산량 확대 등으로 빠르게 대응해온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이번 결정에 안도감을 표시하는 분위기다. 아울러 최종 확정될 경우 수출확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사는 이미 미국 세탁기 시장에서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 카운티에 가전 공장을 건설하고 세이프가드 발효 전인 2018년 1월부터 세탁기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LG전자 역시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가전 공장을 짓고 가동 시점을 6개월 앞당겨 2018년 12월부터 세탁기를 생산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의 세탁기 세이프가드는 이미 국내 기업들이 현지생산체제를 갖춘 후에 나온 조치여서 그동안 업계에서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해 왔다”면서도 “수출 쿼터가 해제되면 국내 생산 제품들의 미국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로벌 무역갈등 기조 속에서 미국의 자국 기업 보호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이번 판정은 향후 미 정부가 세탁기를 포함한 냉장고, TV 등 가전을 비롯한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에 대해 세이프가드 조치를 추가로 내리는 데에는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WTO 불합치 판정은 한국의 위상을 제고하고, 세탁기 외에도 세이프가드 남용에 제동을 거는 의미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미국 가전시장 진출은 보다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미국에 가전 브랜드 ‘비스포크’를 출시한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 2년 차를 맞아 라인업을 강화하고 ‘비스포크 키친 패키지’, ‘비스포크 제트’ 등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생활가전 분야에서 월풀을 제치고 글로벌 1위를 차지한 LG전자도 지난해 수요가 급증하며 미국 세탁기 생산 설비를 증설하는 등 올해도 판매 확대에 나서는 한편 ‘업(UP)가전’을 새 화두로 제시하고 성장세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마티아스 코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 역시 글로벌 자유무역 규율을 강조하기도 했다.
코먼 사무총장은 이날 서울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 회복전망과 혁신의 역할’을 주제로 한 강연회에서 “모든 OECD 수출국가들도 규칙기반의 무역제도를 계속해서 도입함으로써 WTO를 중심에 두고 이 부분(개방시장과 경쟁)에 대한 지향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ygmoon@heraldcorp.com
raw@heraldcorp.com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프롬프트의 신법 [‘오늘’에 대한 우리 이야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901.203c531a96884d4da174595cad521d59_T1.png?type=h&h=240)
![자산가의 저력은 하락장서 나타난다…위기 속 기회 찾는 ‘힘’ [큰손 따라잡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8/31/news-p.v1.20260831.a0fa168d036d4658b6cb03a0502c0de4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