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발 혐중·혐한 갈등
前인민일보 한국대표처 사장
“왜곡된 정보로 한국인들 오해”
中대사관도 “한복, 조선족 문화”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혐중(嫌中) 정서가 극으로 치닫고 있다.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한복, 김치, 사물놀이 등을 중국의 문화로 소개한 것이 불씨가 됐다. 이미 한국 사회 전반에 기름과 같이 스며든 중국에 대한 반감이 이번 일을 계기로 점화됐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한국 문화를 빼앗으려는 게 아니라 소수민족인 조선족의 문화를 소개한 것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조선족과 재한중국인들은 혐한(嫌韓)으로 맞서며 양국의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중국공산당중앙위원회 기관지 인민일보의 한국대표처 사장을 역임한 신경숙 한중경제문화교육협회 이사장은 9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잘못된 정보로 인한 한국인들의 오해”라고 잘라 말했다.
신 이사장은 “한국 미디어에서 양국 갈등을 부추기는 잘못된 정보가 쏟아지면서, 한국인들이 중국에 대한 잘못된 오해를 갖게 됐다”며 “중국은 한국의 문화를 갈취하려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한복과 김치는 56개 중국 소수민족 중 하나인 조선족의 문화”라며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문화가 아닌 조선족의 문화를 소개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복과 김치는 한국만의 문화가 아니다”라며 “조선족이 만주에 정착한 후 오래 전부터 유지해온 문화로 이제는 한국과도 조금씩 그 모양이 달라 다른 문화로도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 이사장은 “양국 갈등을 풀기 위해서는 우선 미디어에서 중국에 대한 왜곡된 정보를 생산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중국의 소수민족 정책이 무엇인지 등을 알릴 필요가 있다”며 “지금처럼 안 좋은 왜곡된 이미지가 부각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주한중국대사관 역시 전날 입장문을 통해 신 이사장과 같은 입장을 내놨다. 중국대사관은 “중국 조선족과 한반도 남북 양측은 같은 혈통을 가졌다. 복식을 포함한 공통의 전통 문화를 갖고 있다”며 “전통 문화(한복)는 한반도의 것이며, 또한 중국 조선족의 것”이라고 했다.
중국대사관은 “이른바 (중국의)‘문화공정’, ‘문화약탈’이란 말은 전혀 성립될 수 없다”며 “중국 측은 한국의 역사·문화 전통을 존중하며, 한국 측도 조선족을 포함한 중국 각 민족 인민들의 감정을 존중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각 민족 대표들이 민족 의상을 입고 베이징동계올림픽이란 국제 스포츠 대회와 국가 중대 행사에 참석하는 건 그들의 바람이자 권리”라고 항변했다.
한 중국 관영 매체는 이번 한복 논란에 대해 “반중정서의 결과”라며 “중국에 거주하는 조선족은 앞으로 민족 의상을 입으면 안 되느냐”고 보도했다. 이어 “한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은 개회식에 대해 칭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선족과 중국인들 사이에서도 한국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다. 조선족·재한중국인 커뮤니티에서에서 한 조선족은 “중국이 싫은 것도 있겠지만, 급성장해 강대국이 된 중국이 부러우면서도 배가 아픈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조선족은 “한국인들은 앞에서는 웃어도 뒤에서는 남을 욕하는 근성이 있다”고 비난했다.
앞서 지난 4일 열린 베이징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베이징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한복을 입은 여성을 중국 소수민족 가운데 1명으로 등장시켜 ‘고의적으로 한복을 중국 문화인 것처럼 알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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