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image)는 현대 사회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다. 더군다나 현대 미디어의 발달과 함께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코펜하겐 미래학연구소의 롤프 옌센(Rolf Jensen)은 후기 자본주를 ‘꿈의 사회’라고 명명한다. 그는 꿈의 사회에서는 기술보다 감성의 영역이 더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를 마케팅 차원에서 본다면 제품의 이미지가 소비자와 생산자간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소비자의 머리 속에 그려지는 대한민국 축산업의 이미지는 무엇일까. 대관령의 푸른 풀밭인 초지에서 가축이 방목되고 있는 목가적 풍경일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대다수 소비자들이 지닌 이미지는 생산성과 효율을 추구하는 근대농업 과정에서 밀식사육에 따른 가축질병, 악취 등 부정적인 시각이 더 많다.
21세기 소비자는 농업을 단순 산업이 아닌 생물을 기르는 산업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이들을 흔히 ‘스마트’와 ‘컨슈머’를 합한 ‘스마슈머’라 부른다. 최종 생산물의 품질과 가격을 고려하는데 그치지 않고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가치까지도 살피는 것이다. 이는 축산업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가축의 복지를 고려하고 생물다양성을 보전하는 농법을 부활시킴과 동시에 새로운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축산의 육성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다. 안전한 고기, 계란, 우유 등은 가축의 건강과 복지를 빼고서는 말할 수 없다. 이에 대한 해결책이 ‘산지생태축산’이다. 산지생태축산이란 말이 조금 복잡하게 들린다. 쉽게 말하면 가축을 축사에서 초원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다. 여기에 관광ㆍ체험 등을 접목해 새로운 생태공간을 창조함으로써 6차산업형으로 탈바꿈한다. 즉, 친환경ㆍ동물복지형 축산에서 한발 더 나아가 관광체험산업과 연계하는 것이다.
산지생태축산의 이점은 무엇이 있을까. 우선, 초식가축이 풀을 뜯고 분뇨를 스스로 토양에 환원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다. 더욱이 수입사료나 석유 의존형 축산으로부터도 벗어날 수 있다. 또한 농약이나 화학비료에 의지하지 않는 자연산 사료를 먹고 생산된 축산물은 맛이 좋고 미네랄, 비타민, 기능성분 등도 풍부해 안전하고 건강에 좋다. 친환경 이미지인 축산물이 안전성을 요구하는 소비자의 신뢰도 확보할 수 있다.
파생되는 효과도 크다. 산지생태축산은 임업측면에서 축산과 산림의 상호 보완관계가 가능하게 한다. 적절한 산지방목은 나무의 성장촉진과 비료효과는 물론, 들쥐 등 유해동물과 잡관목류 제거로 수광성이 양호한 식물생육 촉진 효과를 발휘한다. 이를 통해 제초ㆍ간벌 등 산지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산림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가축과 산림이 공존하는 농법인 산지생태축산이 국토의 황폐를 방지하는 ‘그린키퍼(산지지킴이)’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앞으로 산지생태축산이 활성화되어 가축이 여유롭게 풀을 뜯고 있는 목가적 풍경과 지속가능하고 순환형의 축산 모델 구축에 큰 역할을 기대한다. 우리나라 축산 이미지의 긍정적 탈바꿈이다. 이는 축산업의 가치 제고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또 우리나라 축산업 미래의 초석이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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