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용시 재판 공정성 훼손 자인한 셈

기각땐 PC 증거제외 판단 해명 부담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재판이 공전하고 있다. 재판부가 증거 판단을 잘못하면서 벌어진 상황으로, 향후 판사 교체 여부와 무관하게 법원 신뢰도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23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전날 조 전 장관 부부 사건 재판부 기피 신청 기각에 불복해 항고했다. 검찰은 “기각 결정 이유, 증거 법리, 재판 진행 상황 등을 종합한 결과, 상급심에서 재차 심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부장 마성영)가 심리 중이다. 기피신청을 받아주느냐에 따라 향후 재판부가 바뀔 수도 있다. 하지만 어느 쪽이건 신뢰도는 유지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만약 기피 신청을 받아들여 재판부가 교체된다면, 재판이 공정하지 못했다는 점을 법원 스스로 인정한 셈이 된다.

반대로 재판부가 그대로 유지되더라도, 공개된 법정에서 정경심 전 교수의 동양대 PC 증거능력을 부인한 판단이 잘못이었다는 점을 밝혀야 한다. 재판부가 동양대PC를 증거로 쓸 수 없다고 밝힌지 불과 한 달 만에 대법원은 정 전 교수 유죄를 확정하며 증거로 삼을 수 있다고 판결했다. 현 재판부로서는 위신에 크게 손상이 갈 수 밖에 없다. 법원 내부에선 재판부가 무리하게 증거능력 판단을 먼저 하는 바람에 불필요한 논란을 자초했단 평가도 나오고 있다.

기피 신청을 받아줄지를 따지는 동안, 조 전 장관 재판은 공전할 전망이다. 현재 조 전 장관의 입시비리 혐의와 증거인멸 혐의는 유죄를 피하기 어렵다. 공모관계로 묶인 배우자 정 전 교수가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달 27일 대법원은 자본시장법 위반, 사문서 위조 등 혐의로 기소된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유죄를 확정하면서, 혐의 중 조 전 장관을 공범으로 본 부분도 인정했다. 이른바 ‘7대 허위 스펙’ 중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확인서와 부산 호텔 아쿠아펠리스 실습수료증·인턴십 확인서는 조 전 장관이 직접 작성·활용한 것으로 결론 났다. 조 전 장관에 대해선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혐의 유무죄 여부가 형량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조 전 장관의 1심 재판부는 동양대 강사 휴게실에 있던 PC에서 나온 자료를 증거로 채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자산관리인 김경록 씨가 임의제출한 조 전 장관 자택 서재 PC와 조 전 장관 아들 PC에서 나온 자료도 증거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검찰은 “피고인에 대한 편파적인 결론을 내고 재판을 진행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재판부 기피 신청을 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1부는 이를 기각했다. 박상현 기자


poo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