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4명 입법관여 여부가 관건

한전KDN의 입법로비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의 칼끝이 정치권을 향하게 될지 시선이 집중된다. 이른바 ‘쪼개기 후원금’을 받은 국회의원 4명이 한전KDN의 조직적 후원을 알고 있었는지, 입법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가 향후 수사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19일 경찰청 특수수사과 관계자는 “다음주 초부터 의원실 관계자들과 소환 일정을 조율할 예정”이라며 “일단 김모 한전KDN 전 사장과 조모 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 청탁을 대가로 조직적 기부가 이뤄졌는지, 로비 대상 의원이 입법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 수사력을 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 수사 결과, 한전KDN은 2012년 11월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소프트웨어사업에 상호출자제한 기업의 참여를 제한하는 내용의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안이 발의되자 이 법안을 발의한 전순옥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 여ㆍ야 국회의원 각각 2명 씩 4명에게 후원금을 통해 입법로비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에게 후원한 돈은 1인당 995만~1816만원에 달한다.

특히 전 의원은 문제의 법안을 대표 발의했고 결국 수정안에 ‘참여 제한 기업 중 공공기관은 제외한다’는 내용이 담겨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전 의원실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한전KDN의 후원이)개별적 차원으로 알고 있었지 조직적 후원인지는 몰랐다”고 했다. 또 후원내역을 엑셀 파일로 작성해 의원실에 전달했다는 한전KDN 관계자들의 진술에 대해서도 “모르는 일”이라며 부인했다.

앞서 전 의원은 17일 기자회견을 열어 “당시 (수정)법안을 발의한 것은 중소기업 보호라는 법의 취지와 달리, 공공기관이 공공부문 발주 사업에 참여할 수 없게 됨으로써 민영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며 “법안 발의 후 약 한 달 뒤 법안 심사의 소관 위원회가 바뀌어 로비를 받을 위치에 있지도 않았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일단 신중한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쪼개기 후원’을 받았다고 해서 불법은 아니며 아직 입건 여부는 결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하지만 후원금의 대가로 입법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사법처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앞서 2010년 이른바 ‘청목회’ 사건에서는 로비 대상 국회의원들이 유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당시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 지도부는 청원경찰 처우 개선을 위해 회원 1인당 10만원씩의 특별회비를 모아 당시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쪼개기’ 후원했다.

한편 입법 관여 여부가 드러나지 않아 사법처리를 면한 경우도 있었다. 지난해 신협중앙회 입법로비 사건 당시 후원금을 받은 국회의원 19명은 모두 입건조차 되지 않았다. 당시 검찰은 국회의원들에 대해 받은 사람이 의도를 모르고 받았다면 현행법상 처벌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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