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이 본 尹의 한반도 안보정책
CSIS 빅터 차 “한미연합훈련 확대”
사드배치 요구 가능성도 언급 예상
NYT, 대북 관계 악화…냉각 우려
日언론 “한일 관계 개선” 기대감
中언론은 “野후보 당선” 짤막보도
외신들은 5년 만에 보수당으로 정권 교체를 이룬 한국의 대선 결과를 전하며, 중국과 일본, 미국 사이에서 한국의 외교 안보 정책이 강경하게 바뀌는 전환점을 맞게 될 것에 일제히 주목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북한 문제가 새 정부의 첫 외교안보 위기가 될 것이라고 지목하는 등 북한 위기 고조를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한국이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맞서기 위해 만들어진 미국, 호주, 인도, 일본 간의 안보동맹인 ‘쿼드(QUAD)’협의체와 협력해야 하며, 북한이 남한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할 때 선제타격해야 한다고 한 윤석열 당선인의 발언들에 주목했다.
▶5년만에 보수정권 집권…中 압박 위한 한미일 삼각공조 강화 예상=영국 BBC와 파이낸셜타임스(FT), 독일 도이체벨레(DW) 등 유럽 언론은 9일(현지시간) 보도에서 대북 정책 전환과 한미 동맹 강화를 가장 먼저 예상했다.
FT는 “이전 보수 대통령과 같은 선상에서 윤 당선인은 중국, 북한 접근에 덜 유화적”이라고 소개하며 “한국은 중국과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미국과 더욱 가까워질 것”이라고 짚었다.
BBC도 “윤 당선인이 현 자유주의 지도자 문재인보다 외교정책에서 더 매파적”이라며 “그는 북한을 선제 타격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고,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한 제재를 지지한다고 밝힘으로써 자신을 한국의 주요 동맹국인 미국 편에 더욱 서게 했다”고 표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북 강경 노선을 되살린 한국’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인들은 북한에 보다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지역 현안에서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약속하는 보수를 선출했다”고 요약했다.
WSJ은 윤 당선인과의 선거 전 서면 인터뷰에서 당선인이 “자유주의적 국제질서를 훼손하는 자들이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함으로써 미국과 함께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설 것”이라고 말한 대목을 소개했다. 또 TV토론에서 ‘당선 뒤 외국 정상 중 누구를 가장 먼저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한 반면 윤 당선인은 “바이든 대통령”이라고 답한 사실도 전했다.
한반도 안보 전문가들의 분석은 보다 구체적이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한국석좌는 9일 “윤 당선인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한층 강하게 지지할 것”이라며 “북한과의 대화에 초점을 맞춘 문재인 정부에서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던 한미연합훈련을 늘릴 가능성이 있고, 북한의 미사일 위협 방어를 위해 추가적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를 요구할 수 있다”고도 예상했다.
그는 한국은 미국이 대 중국 견제를 위해 구성한 쿼드에 ‘워킹그룹’에서 시작해 점진적 가입을 시도할 수 있고, 일본과의 관계 복원과 북한 문제에 있어 한미일 삼각공조를 강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인 서울지국장이 작성한 보도에서 북한이 윤 당선인의 첫번째 외교 정책의 위기가 될 것이라고 지목하며, 북한이 새 정부가 들어서면 더욱 적대적인 언동으로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日 언론 “한일관계 개선”기대…中은 반응 자제 분위기=일본 주요 언론들은 한일 관계 개선에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한국 내 높은 반일 정서를 양국 관계 개선의 걸림돌로 지적했다.
교도통신은 윤 당선인이 대선 TV 토론회에서 “대통령에 취임하면 바로 한일 관계 개선에 나서겠다”면서 취임 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이어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만나겠다고 발언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이 과거사 문제와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등 한일 간 현안을 일괄타결로 타개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NHK는 윤 당선인이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 등에 대해 한미일 3국 협력에 의욕을 보여왔기 때문에 당선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일본 내 분위기를 전하는 한편으로 “일본 정부가 한국의 정권 교체를 계기로 관계 개선을 추진하겠지만 징용 문제 등으로 양국의 거리를 좁히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고 소개했다.
극보수 언론인 일본 산케이는 한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 시 협상 과정에서 일본은 후쿠시마 제1원전 처리수 해양방출과 사도광산 세계문화유산 등재 문제를 외교 카드로 꺼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또한 전임 대통령들이 임기 초반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꾀했지만 한국 내 지지율이 떨어지면 ‘반일’로 돌아섰다고 상기시키며 “새 정부가 (반일)여론 반대를 무릅쓰고 대일협의를 진행하려면 높은 장애물 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날 한국의 대선 투표 현장 소식을 자세히 보도했던 중국 매체는 10일 대선 결과를 크게 주목하지 않는 등 상반된 분위기다. 관영 신화통신, CCTV 등은 야권 후보자의 당선 소식과 이재명, 심상정 후보의 패배 승인 발언 등을 짤막하게 전했다.
앞으로 대중 관계, 반중 정서의 향배와 관련해서 다른 외신들도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독일 스피겔지(紙)는 “한국 정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요하다. 한국은 가장 큰 동맹국인 미국과 주요 교역 상대국인 중국과의 사이에서 지정학적인 균형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반도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지숙 기자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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