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진정성’, ‘다양성’, ‘화합’ 주제

다채로운 3색 클래식 축제

 

진은숙 예술감독의 통영국제음악제

최대 오케스트라 향연…교향악축제

실내악 축제 효시…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팬데믹 3년차, 봄 향기가 피어나는 계절에 찾아오는 클래식 축제들은 음악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며 조화와 다양성을 연주한다. 각기 다른 주제와 악기 편성으로 만나는 ‘음악의 향연’이 다채로운 축제를 통해 시작된다. [SSF 사무국 제공]
팬데믹 3년차, 봄 향기가 피어나는 계절에 찾아오는 클래식 축제들은 음악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며 조화와 다양성을 연주한다. 각기 다른 주제와 악기 편성으로 만나는 ‘음악의 향연’이 다채로운 축제를 통해 시작된다. [SSF 사무국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봄은 ‘클래식 축제’가 시작되는 계절이다. 해마다 이어온 역사와 전통의 축제들이 올해에도 기다리고 있다. 기나긴 감염병의 시대에도 멈추지 않고 이어왔지만, 올해의 선율은 조금 더 깊어졌다. 3년간의 코로나 시대를 겪어오며, 음악인들은 무대의 소중함과 음악의 역할을 알게 됐다.

강동석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음악감독은 “코로나19는 우리의 생활 방식을 크게 바꿨으며 예전에는 당연히 여겨졌던 권리와 혜택들을 찾아보기 힘들게 만들었다”며 “한편으론 이런 어려운 시기를 헤쳐 나갈 수 있도록 힘을 준 음악에 더욱 감사한 마음을 갖게 했다”고 말했다.

봄꽃과 함께 만개할 올해의 클래식 축제에서도 음악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며 조화와 다양성을 강조한다. 각기 다른 주제와 악기 편성으로 만나는 ‘음악의 향연’이다.

세계적인 작곡가 진은숙은 스무 살이 된 통영국제음악제의 예술감독을 맡아 새로운 도약을 이끈다. [통영국제음악재단 제공]
세계적인 작곡가 진은숙은 스무 살이 된 통영국제음악제의 예술감독을 맡아 새로운 도약을 이끈다. [통영국제음악재단 제공]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통영국제음악제(TIMF, 3월 25일~4월 3일)는 이번 봄 가장 기대가 높은 음악 축제로 꼽힌다. 세계적인 작곡가 진은숙이 5년간 음악제의 예술감독 직을 맡았기 때문이다. 진 감독은 2004년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작곡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그라베마이어 상을 받으며 세계 무대에서 이름을 알린 이후 2020년 아시아인 최초로 덴마크 최고 영예인 ‘레오니 소닝 음악상’까지 수상하며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현대음악 작곡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통영국제음악제는 진은숙 신임 예술감독과 함께 성년식을 치르며, 앞으로 5년간 명실상부 최고의 음악제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이번 음악제는 진 감독이 프로그램 기획부터 연주자 결정, 섭외까지 진두지휘한다. 올해의 주제는 ‘다양성 속의 비전’(Vision in Diversity)’다.

핀란드의 여성 지휘자 달리아 스타솁스카가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개막 공연으로 음악제는 막을 올린다. 올해 음악제에선 미국 현대음악 작곡가 앤드루 노먼의 관현악곡 ‘플레이: 레벨 1’이 아시아 초연되고, 20세기 작곡가 해리 파치의 음악을 선보이는 해리 파치 앙상블도 아시아에서 첫 무대를 갖는다. 노르웨이의 거장 첼리스트 트룰스 뫼르크가 상주 음악가로 리사이틀도 연다. 클래식 이외에도 소리꾼 이희문, 폴란드 영화 ‘디 오케스트라’ 상연도 프로그램에 포함해 보다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이는 것도 올해 음악제의 특징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가 총출동하는 ‘한화와 함께 하는 2022 교향악축제’(4월 2~24일, 서울 예술의전당)는 ‘하모니’를 부제로, 20개의 오케스트라는 20여일의 축제를 즐긴다.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제공]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가 총출동하는 ‘한화와 함께 하는 2022 교향악축제’(4월 2~24일, 서울 예술의전당)는 ‘하모니’를 부제로, 20개의 오케스트라는 20여일의 축제를 즐긴다.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제공]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가 총출동하는 ‘한화와 함께 하는 2022 교향악축제’(4월 2~24일, 서울 예술의전당)는 ‘초대형 음악축제’를 선언했다. 부제는 ‘하모니’. 20개의 오케스트라는 20여일의 축제 기간 동안 폭넓은 음악 세계를 오가며 넘나든다.

올해 축제는 교향악축제 사상 가장 실험적인 선곡의 무대다. 팬데믹 시대에 접어들며 자취를 감춘 대규모 관현악곡은 물론 기존 관현악 축제에서 흔히 연주되지 않은 낯설고 새로운 작품들도 선보인다. 탄생 150주년을 맞는 알렉산드르 스크리아빈(19일, 군포 프라임필하모닉)과 레이프 본 윌리엄스(4월 2일, 부천필하모닉), 200주년을 맞는 세자르 프랑크(4월 2일, 부천필하모닉)의 작품은 물론 칼리니코프(4월 12일, 성남시향)와 코플란드(4월 17일, 원주시향·4월 20일 경상북도 도립 교향악단)의 교향곡이나 존 케이지의 4분 33초(4월 8일, 부산시향)도 들을 수 있다.

창작곡도 대거 등장한다. 교향악축제 사상 처음으로 ‘창작곡 공모’를 통해 위촉한 오종성(4월 16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과 최병돈(4월 24일, 과천시향)의 작품, 진은숙의 ‘수비토 콘 포르차’(4월 8일, 부산시향)도 만날 수 있다. 연주 순서의 관행을 깬 것도 이번 축제의 파격이다. 흔히 반복되는 ‘서곡-협주곡-교향곡’ 진행 순서를 탈피해 서곡을 건너뛰거나, 교향시나 환상곡을 2부에 배치했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이번 축제에선 고전과 창작, 교향악단과 솔로, 전통과 실험, 신예와 중견, 과거와 오늘이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으로 꾸며진다”고 말했다.

올해로 17회를 맞은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는 첼로를 주제로 총 13일간 58명의 연주자와 풍성한 무대를 갖는다. [SSF 사무국 제공]
올해로 17회를 맞은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는 첼로를 주제로 총 13일간 58명의 연주자와 풍성한 무대를 갖는다. [SSF 사무국 제공]

올해로 17회를 맞은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4월 22일~5월 4일)가 열린다. 2006년 ‘음악을 통한 우정’을 모토로 시작된 축제는 그리 대중적이지 않았던 실내악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대한민국 서울을 대표하는 축제로 거듭났다. 자타공인 규모, 역사 측면에서 실내악 음악 축제의 효시라 할 만하다.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는 해마다 4월 말~5월 초에 시작했으나 올해는 날짜를 일주일 이상 당겼다. 축제 측 관계자는 “지난해 5월 축제 기간 중 비가 오는 날들이 많아 야외 무대가 많은 축제 특성상 올해는 조금 빨리 진행하게 됐다”고 귀띔했다. 올해 축제 역시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윤보선 고택 야외무대에서 관객과 만난다.

축제의 주제는 ‘첼리시모!(Cellissimo!)’다. 첼로의 ‘Cello’와 강조를 뜻하는 ‘-ssimo’의 합성어로 “실내악 음악의 중요한 축을 이루는 악기인 첼로”를 집중 조명한다. 프로그램 역시 첼로가 주도적 역할을 작품을 배치했다. 특히 가족음악회(5월 1일)는 다섯 명의 첼리스트가 출연하여 첼로만으로 이뤄진 앙상블을 선보인다.

총 13일간 이어지는 공연에선 국내외에서 활동 중인 58명의 연주자들이 함께 한다. ‘첼로의 해’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첼리스트 아홉 명은 강승민, 김민지, 박진영, 심준호, 이강호, 이상은, 이정란, 조영창, 주연선이다. 이상은의 경우 올해가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데뷔 무대다. 또 축제 초기부터 함께 역사를 만들어오고 있는 김상진, 김영호, 박재홍, 최은식도 함께 한다. 프랑스 출신의 ‘관악 3인방’ 로망 귀요, 에르베 줄랭, 올리비에 두아즈가 지난 2년간의 공백을 깨고 한국행을 택했다. 바리톤 이응광은 유일한 성악가로 무대에 오른다.

강동석 예술감독은 “첼리스트들은 다른 악기 연주자들에 비해 약간은 특별함을 가지고 있다. 훌륭한 팀 플레이어라는 점이다”라며 “첼로는 올해 축제의 모든 공연에서 주목받을 것이다. 특히 ‘가족음악회’는 첼로 앙상블 연주와 더불어 유명 클래식 음악을 직접 편곡해 연주하는 젊은 피아노 트리오인 레이어스 클래식의 연주 등 아주 재미있는 콘서트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