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총선·대선 군댓글 공작 공모 혐의

尹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수사 지휘한 사건

1·2심 무죄…대법원 상고심 진행 중

‘수사대상→인수위 발탁’ 두고 “능력 출중해도 부적절”

이명박 정부 시절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개입 행위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이 2017년 12월5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소환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
이명박 정부 시절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개입 행위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이 2017년 12월5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소환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윤석열 당선인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안보분과 인수위원에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을 임명했다. 김 전 기획관은 2012년 총선과 대선 당시 ‘군사이버사령부 댓글조작 사건’과 대통령 기록물 유출 혐의를 받아 대법원 상고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윤 당선인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직접 수사를 지휘한 사건 피고인을 인수위원으로 발탁한 것을 놓고 부적절한 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김태효 전 기획관 1,2심 판결문을 보면 그는 2012년 1~7월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으로 근무하면서 군사이버사령부에 “좌파 성향의 인물이 백만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적은 수의 아군으로는 많은 수의 적을 이길 수 없다”며 “민간 인력 충원 시 우리 편, 아이디어가 충만한 사람, 좋은 사람을 뽑으라”고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통령기록물인 국정원 및 기무사 문건 3건과 합동참모본부가 작성한 군사 2급 비밀 문건 1건을 유출한 혐의도 받는다. 당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 등과 함께 기소됐다.

이 사건은 윤 당선인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수사지휘한 사건이다. 2013년 박근혜 정부 당시 윤 당선인이 특별수사팀장을 맡아 ‘국가정보원 선거개입 사건’과 함께 수사하려고 했던 사안이기도 하다.

윤석열 당선인 측은 “강한 군대를 통한 튼튼한 안보, 한-미 동맹, 대북정책 개선을 우선하고 국익을 앞세운 외교안보 정책을 추진해왔다”며 김 전 기획관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국가공무원법에 따르더라도 금고 이상의 실형을 확정 받고 5년 이내가 아니라면 절차에 법적 문제는 없다. 다만 현재 피고인 신분인 사람을 대통령 인수위원으로 참여시킨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을 지낸 양홍석 변호사는 “윤 당선인이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 당시 매우 중대한 헌정 유린 행위라는 전제 하에 수사를 하다 당시 중앙지검장과 의견이 안 맞기도 했다. 사이버 댓글공작도 마찬가지 사안”이라며 “무죄를 받았다고 하지만 당시 윤지검장이 생각할 때는 죄가 있다고 판단했던 분을 24명밖에 안되는 인수위원으로 임명한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검찰개혁위원회 위원을 지낸 한 변호사도 “아직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인수위원으로 가는 건 법적으로 문제될 건 없겠지만, 당선인이 수사 지휘한 사안이고 당시 기소가 됐다면 아무리 능력이 출중해도 부적절하다”고 했다.

1·2심은 김 전 기획관이 지시를 내리고 관련 보고서를 전달받은 사실관계는 인정했으나 소속 기획관실의 업무가 관련 지시를 직접 내리는 부서가 아니었고, 김 전 기획관이 상명하복 구조상 적극적인 행위자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정치 관여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최근 북한의 주민생활 실태’ ‘남북교역을 통한 대북 현금유입 차단방안’ ‘최근 북한의 동향 첩보’ 등 기록물 유출에 대해선 유죄로 판단하고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2심은 대통령기록물 유출 혐의에 대한 유죄를 파기하고 벌금 300만원의 선고유예를 결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해당 문건은 피고인이 주재한 ‘안보정세평가 실무회의’서 국정원 참석자가 회의를 위해 생산해 제공했던 문건으로 원칙적으로 종료 후 회수 또는 파기가 예정된 것”이라며 “피고인이 계속 보유하게 된 의도나 경위가 명확하지 않다”며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과 김 전 기획관 모두 상고해 2020년 11월 대법원에 접수, 현재 심리 중이다.


dingd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