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방역패스 헌법소원 10건 심리 중
방역패스 외 코로나19 관련 사건 폭증 불구 선고는 ‘0’
31일 첫 선고 앞두고 있지만 헌법 소송 절차가 쟁점
헌재 판단 나와야 행정소송·민사소송도 탄력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정부의 방역 조치가 점차 완화되고 있지만, 헌법재판소가 코로나19 관련 사건을 여전히 해결하지 않고 있다. 영업 시간제한 등 강도 높은 방역조치로 인한 소송이 전국 각급 법원에 접수된 상황에서 향후 헌재의 위헌여부 판단이 나오면 행정소송이나 민사소송에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
30일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코로나19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관련 헌법소원은 10건이 심리 중이다. 방역패스를 제외한 다른 방역조치가 위헌이라는 사건도 수십 여 건이다. 그동안 행정사건에서 법원이 방역패스에 제동을 걸며 기본권 침해를 간접적으로 판단한 적은 있지만 헌재가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위헌 여부를 직접 따지진 못했다. 헌법소원에 대한 헌재 결정이 나오기까지는 평균적으로 1년가량 시간이 걸리는 사정과는 별개로 일각에선 방역패스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헌재는 31일 백신 미접종자들이 낸 헌법소원 사건 선고를 예정하고 있지만, 이 사건 쟁점은 방역조치가 위헌 여부가 아니라 대리인 없이 헌법소원을 낸 게 적법한지를 따지는 것에 불과하다. 서울시가 노숙인 자립시설인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에 지침을 내려 시설 이용자 중 백신 미접종자에게 1주일 단위로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하도록 한 것이 위헌이라며 지난해 11월에 제기된 헌법소원 사건이다. 당사자들은 따로 대리인을 선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헌재는 지난해 12월 당시 고3 학생 양대림 군과 청구인 452명이 “백신의 효과와 안전에 대한 의구심이 크지만 정부가 국민에게 사실상 백신접종을 강제한다”며 낸 방역패스 헌법소원 등 10건을 심리 중이다. 헌재는 사전심사를 거쳐 양군이 낸 헌법소원심판 사건을 모든 재판관이 심리하는 전원재판부에 회부한 상태다.
판단을 미루고 있지만, 헌재의 방역패스 위헌 여부 판단은 행정소송이나 각종 손해배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 방역패스 집행정지 결정을 처음으로 이끌어냈던 함인경 변호사는 “쟁점은 방역패스로 인해 침해되는 국민의 기본권과 방역패스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을 비교형량해서 어느 것이 더 우선되는가를 따져 판단해야 하는 것”이라며 “향후 행정소송, 손해배상이나 위자료 청구와 같은 민사소송 등 다른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헌재에 접수된 코로나19 관련 헌법소원 사건은 자영업자들이 손실보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낸 사건들뿐만 아니라 백신 피해자들이 구제를 요구하는 등 다양한 사건이 몰려 있다. 헌재에 따르면 2021년 접수된 관련 사건은 2827건, 2020년 3241건으로 코로나 시국에 급증했다.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 전국가맹점주협의회,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 중소상인과 시민사회단체들은 “제한만 있고 보상은 없는 코로나19 영업제한 조치는 위헌”이라며 지난해 1월 헌법소원을 청구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판단을 받지 못한 상태다.
각급 법원에 접수된 행정소송의 기일도 아직 잡히지 않았다. 서울행정법원은 조두형 영남대 의대 교수와 학부모단체 등이 낸 방역패스 취소소송을 심리하고 있다. 법원은 지난 1월 방역패스 효력을 멈춰달라는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했고 본안사건은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는 중이다. 유모 씨 외 11명이 지난 2월 보건복지부 등을 상대로 낸 방역패스 처분 취소 소송도 정부가 방역패스를 ‘잠정 중단’한 만큼 재시행 가능성도 있다는 판단 아래 본안 소송을 이어간다.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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