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총장 출신’ 尹당선인 취임 앞두고

검찰 ‘정치보복 수사’ 우려감 확산

지지층 결집 지방선거에 도움 판단

더불어민주당이 정치권과 검찰의 강한 반발에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현 정부 임기 내 처리키로 당론을 모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정치권 안팎에선 대선 패배로 위기감을 느낀 민주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성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검찰의 정치보복성 수사를 차단하기 위해 관련법 처리에 당력을 집중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처럼회’ 등 일부 강경 개혁파 의원 중심으로 논의되던 검수완박은 민주당이 ‘대선 모드’에 돌입하며 사실상 중단됐다가 지난 3월 9일 대통령 선거 패배 후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김용민 의원 등 당내 초선 강경파들이 “검찰개혁을 제대로 하지 못해 대선에서 패했다”고 주장하며 문재인 정부 임기 내 검찰개혁을 완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후에는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 행사가 예상되는 만큼 속전속결로 밀어붙여야 한다는 논리였다.

민주당 지지 성향의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와 이재명 상임고문의 온라인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 등에서 강성 지지층들도 움직였다. 이들은 민주당 의원실에 직접 전화를 돌려 검찰개혁 찬반을 묻고, 반대한다고 알려진 의원들의 휴대폰 번호를 공유하며 ‘문자폭탄’을 쏟아냈다. 문자폭탄의 타깃이 된 일부 의원들은 SNS를 통해 “나는 검찰개혁에 반대하지 않는다. 리스트가 잘못됐다”는 식의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불을 붙인 계기는 검찰의 움직임이었다. 검찰이 산업부 블랙리스트 수사를 재개하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한동훈 검사장에 이른바 ‘채널A 사건’ 무혐의 처분을 내린 데 이어,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징역형을 구형하자 당에서 강경론이 점차 힘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당 지도부가 검찰의 수사를 ‘보복 수사’로 규정하자 지지층들 사이에서도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전 경기지사를 보호하기 위해 당장 검찰개혁을 해야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퍼져나갔다. 검찰총장 출신인 윤 당선인의 취임 뒤 ‘검찰공화국’이 펼쳐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었다.

여기에 김오수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찰의 집단 반발도 기름을 부었다. 이후 온건파 의원들마저 입법강행 쪽으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명분도 쌓았다. 민주당은 의총 전날 전국 대의원들을 대상으로 검찰·언론개혁 입법 여부에 대한 의견을 묻는 온라인투표를 실시했는데, 투표율 약 53%에 찬성표가 90% 가량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우려하는 반대 의견이 의총장에서 상당히 쏟아지며 갈등이 펼쳐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으나 현실화하지 않았다. 지도부는 지방선거 유불리를 고려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대선이나 총선 대비 투표율이 낮은 지방선거에서는 중도층보다 오히려 전통적 지지층을 투표장에 많이 나오게 하는 게 낫다는 인식도 의원들 사이 퍼져갔다.

한편, 민주당의 개혁 드라이브는 검찰개혁뿐 아니라 언론개혁 입법으로도 이어질 분위기다. 민주당은 전날 의총에서 언론 관련법도 당론으로 채택,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다만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브리핑에서 언론개혁 입법의 4월 국회 처리 가능성에 대해 “그것을 어떻게, 어느 시기에 처리할 것이냐는 지도부가 전략적·정무적 판단을 통해 결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두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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