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훈, 세계상이군인체전 활약

男리커브 개인전 압도적 기량

“‘실패하더라도 좌절 말자’ 최선”

김강훈 선수가 18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세계 상이군인체육대회(2020 인빅터스 게임) 남자 양궁 리커브 종목 개인전에서 우승한 뒤 인사하고 있다. [헤이그 공동취재단]
김강훈 선수가 18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세계 상이군인체육대회(2020 인빅터스 게임) 남자 양궁 리커브 종목 개인전에서 우승한 뒤 인사하고 있다. [헤이그 공동취재단]

“몸을 다쳤다고 해도 너무 좌절하지 말아야 합니다. 장애가 있더라도 꾸준하게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습니다”

군복무중 총기사고로 척추를 다친 장애인 궁수가 대한민국에 첫 세계 상이군인체육대회(인빅터스 게임) 금메달을 안겼다.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고 있는 ‘2020 인빅터스 게임’ 남자 양궁 리커브 개인전에 출전한 김강훈(37) 선수는 18일(현지시간) 결승전에서 루마니아 선수를 6대 0으로 제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인빅터스 게임은 영국의 해리 왕자가 창설한 상인군인체육대회로 국가를 위해 희생한 상이군인 예우와 선양, 그리고 전 세계 상이군인의 화합과 재활을 위한 국제행사다. 인빅터스는 라틴어로 ‘정복당하지 않는’, ‘불패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2014년 런던 대회를 시작으로 2020년 헤이그 대회는 코로나19로 연기되면서 올해 열리게 됐다.

한국은 이번 헤이그 대회에 처음 선수단을 파견했다. 김 선수의 금메달이 한국의 첫 인빅터스 금메달이기도 하다. 제42회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두고 전해진 낭보인데다 메달 수여자로 정연두 주네덜란드 대사가 나서 한층 의미를 더했다.

김 선수는 이번 대회 예선을 1위를 통과한데 이어 16강전과 8강전에서 각각 우크라이나 선수들을 따돌리고 4강전에서는 폴란드 선수를 제압하는 등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였다. 그는 “오기 전부터 기대해주시는 바람에 심적 압박이 좀 있었고 저 역시 메달에 대한 기대를 하고 왔지만 막상 시합을 해보니 다른 나라 선수들의 실력도 만만치 않았다”며 “대한민국 양궁에 대한 자존심이 금메달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올해 장애인 국가대표로 선발될 만큼 실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그의 삶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지난 2006년 8월 육군 상병으로 복무중 총기 오발사고로 관통상을 입고 척추를 다친 게 시련의 시작이었다. 사고 후 2년 간 재활에 전념했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자 경남 통영으로 내려가 세상과 담을 쌓고 지내기도 했다. 김 선수에게 다시 희망을 찾아준 것은 병원에서 체험했던 휠체어 럭비였다. 5년 전부터는 양궁에 매력에 빠져 활시위를 잡고 있다.

이후에도 고비는 있었다. 올해 처음 국가대표로 선발돼 세계선수권대회에 나가게 됐지만 코로나19 확진으로 끝내 출전이 무산됐다. 이번 대회에도 나서지 못할 뻔 했다. 헤이그로 오기 일주일 전 부친상을 당하는 바람에 홀로 남은 어머니 걱정으로 출전 포기까지 생각했지만 마음을 다잡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 선수는 “제 경험으로 보면 몸을 다쳤어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고 주어진 다른 일도 얼마든지 해낼 수 있다”며 “자신감이 최고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또 “실패하더라도 좌절하지 말고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헤이그 공동취재단·신대원 기자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