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후 책임감에 잠 못 자…선거 안 끝난 꿈도 꿔”
“대통령은 고독한 자리…모든 책임 내게”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20일 “고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선거 때만 해도 크게 긴장하지 않고 잠도 잘 잤다”며 “당선되고 나서부터는 숙면이 잘 안 된다. 대통령 자리는 고독한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저녁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 출연해 미국 트루먼 대통령의 명언으로 유명한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는 글귀를 인용하며 이같은 소감을 전했다.
윤 당선인은 "(대통령직은) 많은 상의도 해야 하지만 궁극적으로 결정할 때는 모든 책임도 져야 한다"며 "국민들의 기대도 한 몸에 받고, 비판과 비난도 한 몸에 받는다. 열심히 하고, 또 거기에 따르는 책임과 평가도 받으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편하게 잘 사는 좋은 결과를 내놓아야 하는 일이니까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지 여러가지로 고민도 하고, 많은 분들의 조언도 얻는다"고 덧붙였다.
윤 당선인은 당선 이후 오히려 커진 부담감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그는 "밤에 자다 보면 어떨 땐 선거하는 꿈을 꿀 때가 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어디를 가야 하는데' 하면서 일어나보면 선거가 끝나 있다"며 "선거 과정에서 어려운 점도 있었는데, 그때가 또 많이 그리워진다"라고도 털어놨다.
이날 방송에서는 윤 당선인의 식도락가 면모도 드러났다. 대선 전부터 SNS에 '민트초코'맛 아이스크림을 좋아한다고 공개해온 윤 당선인은 "민초파라고 얘기를 하는 것이 선거에 불리하지 않았나 모르겠다. 반(反)민초파는 또…"라며 "근데 맛있지 않나? 시원하고? 누구나 먹는 얘기 하면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진다. 다 먹고 살라고 하는 짓 아닌가"라며 농담을 건넸다.
검사 시절 점심 메뉴를 정하는 '밥 총무'를 담당했던 일화를 소개하면서 "전날 부장이 약주를 많이 먹었으면 해장 생태탕이나 소고기국밥을, 약주를 안 먹었으면 비빔밥이나 국숫집을 골랐다"며 "제가 중앙지검장 할 때는 초임 검사에게 부담을 준다고 해서 밥 총무 제도가 없어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법시험 9수 끝에 검찰로 공직생활을 시작했지만 원래 꿈은 따로 있었다고도 밝혔다. 그는 “어릴 때 장래희망은 목사였고, 아버지가 학교에 계셔서인지 커서부터는 교수가 되고 싶었다”며 “사시 끝나고도 검사는 생각도 안 했고 변호사 개업하려 했는데 꽤 늦은 나이에 임관해서 이렇게 오랜 세월 검찰에 몸담을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반려견 네 마리(토리, 나래, 마리, 써니)와 반려묘 세 마리(아깽이, 나비, 노랑이)를 키우는 윤 당선인은 프로그램 막바지에 퀴즈를 푼 뒤 인형을 기념으로 받고는 "우리집 가져가면 강아지들이 되게 좋아하겠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의 당선 후 방송 프로그램 나들이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방송분은 지난 13일 사전녹화한 분량이다. 윤 당선인은 이번 출연히 본인 의지인지 참모진 의견인지 묻는 MC 유재석의 질문에 “반반”이라며 “국민들이 많이 보시고 좋아하는 프로라는 얘기를 해주셔서 한 번 나가보라고 해서 나오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에 유재석이 “한편으로는 부담스럽기도 하고 여러 가지가 또 저희 입장에서는 그렇다”고 말하자, 윤 당선인은 “안 나올 걸 그랬나?”라며 웃는 모습도 보였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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