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가늠 없이 발표 먼저 하는 모양새
인수위, “예산은 인수위 아닌 새 정부 일”
학계, “실제 필요 예산 추계할 필요 있어”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병사 월급 200만원’, ‘장애인 이동권 보장’ 등 각종 지원성 정책을 구체화하는 가운데, ‘필요 예산’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인수위는 21일 최종 국정과제 선정을 위한 국정과제 3차 선정안 마련 작업을 하고 있다. 인수위는 5월 10일 새 정부 출범 전 선정된 최종 국정과제를 발표할 계획이다.
출범 한 달을 넘긴 인수위는 최근 각종 ‘현금성 지원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도 발표했다. ‘병사 월급 200만원’, ‘산모 희귀 질환 보험료 전액 우체국 부담’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인수위는 이러한 정책에 소요 예산과 관련한 질문에는 “예산 마련을 어떻게 할지 등을 외교안보분과와 기획조정분과 등이 함께 논의 중”, “설계 단계라 구체적 예산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즉답을 피했다. 구체적인 예산 추계 없이 당장 정책부터 발표한 셈이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포함한 장애인 관련 정책 등에서도 이러한 모습은 이어졌다. 지난 19일 인수위는 ▷지하철 역사당 엘리베이터 1개 이상 설치 ▷2023년부터 시내버스의 저상버스 의무 교체 ▷2027년까지 장애인 콜택시 100% 도입 등 내용을 담은 장애인 이동권 강화 정책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인수위는 장애인 개인 예산제 도입과 돌봄 지원 체계 강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할 수 있는 사회통합형 체육시설 확대 계획도 함께 밝혔다.
하지만 이튿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인수위의 장애인 정책 계획에 대해 “21년째 외치고 있는 장애인들의 기본적인 시민권을 보장하기에 너무나 동떨어지고, 추상적인 검토”라고 비판했다. 인수위는 “예산을 확정 짓거나 예산에 넣는 문제는 새 정부의 일로 인수위 영역 밖”이란 입장이다.
경제학계에서도 구체적 소요 예산 가늠 없이 정책부터 발표하는 인수위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병사들에게 200만원을 지급하는 것도 타당성 있고,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것도 타당성이 있지만, 공약의 타당성과 별개로 실제 예산이 어느 정도 되는지는 정확히 추계할 필요는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 타당성 있는 정책도 우선순위를 정할 수밖에 없으니 예산 추계를 정하는 건 기본”이라고 덧붙였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도 “기존에 계산했던 건 진정한 재정 부담이 아니기 때문에 다시 재정 부담을 계산해서 공약을 그대로 할 건지에 대한 판단을 다시 한번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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