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지검, 보이스피싱 기소 브리핑서 입장 발표
“‘검수완박’ 시 서민생활 침해 범죄 수사 어려워”
축적된 금융수사 역량·보완수사 성과 언급
북부·남부지검 이어 재경 지검들 잇단 입장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통과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서울동부지검이 우려의 입장을 표명했다.
동부지검은 26일 오전 서울 송파구 동부지검 14층 대회의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검수완박’을 골자로 하는 법안이 통과되면 보이스피싱과 같은 서민생활 침해 범죄에 대한 실체적 진실 발견 및 피해 구제 어려움이 발생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동부지검은 이날 검찰 수사로 보이스피싱 피해금 15억원을 중국으로 빼돌린 자금세탁 및 국외반출책 4명(구속 3명)을 기소했다며 보완수사 사례를 소개했다. 이날 브리핑에 나선 이곤호 강력범죄전담부장은 “경찰이 송치한 4700만원 단순 현금수거책 송치사건을 검찰의 축적된 금융수사 역량을 활용해 보완수사한 뒤 기업형 보이스피싱 조직을 찾아내 피해금원의 해외 추가 유출을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부장은 “이들 조직은 보이스피싱으로 편취한 78억원 중 15억원을 중국으로 빼돌렸다”며 “수 시간 또는 수일 내 피해 금액이 중국으로 실시간 반출되는 창구를 검찰이 규명해 피해금액의 추가 유출을 차단했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이번 사례를 들며 “2021년 수사권 조정으로 이미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나 경찰에 대한 보완수사 요구가 직접 관련성 있는 부분으로 제한됐다”며 “이번 사건의 경우도 송치된 현금수거책이 직접 관련된 부분만 수사할 수 있어 2021년 1~2월 사이에 가담한 공범에 한해서만 수사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부장검사는 “‘검수완박’ 안이 통과되면 이번 사건처럼 현금수거책 외 상위 조직원들이 추가발견돼도 사실상 보완수사가 불가능해질 수가 있다”며 “보이스피싱과 같은 서민경제침해 수사에 법적 공백이 발생하고 오히려 중국 범죄조직만 범죄이익을 취득하고 선량한 한국 국민이 범죄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모순된 결과가 초래된다”고 우려했다.
또 이 부장검사는 “검찰만이 이런 수사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 수사에서, 국민 개개인의 삶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 입법과정에서 충분히 고려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 22일 서울북부지검장이 검수완박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낸 이후 서울 내 다른 검찰청들도 연이어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당시 배용원 북부지검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검수완박 법안이 시행되면 제2 ‘김태현 사건’의 해결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하며 “수사권·기소권 분리는 ‘허구의 프레임’”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어 그는 “북부지검은 ‘김태현 살인사건’에서 김태현이 우발범행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 수십 시간에 걸친 조사 등 보완수사를 해 계획 범행임을 밝혔다”며 “그 결과 무기징역이 선고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울남부지검도 지난 25일 검사장 이하 간부들의 의견을 모아 반대입장문을 발표했다. 남부지검은 “법안 중재안에 담긴 ‘단일성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에서만 보완수사가 허용되는 것은 실체적 진실 발견과 신속한 수사에 심대한 지장을 초래한다”며 “수사의 목적은 기소 여부이기에 수사와 기소는 분리될 수 없다”고 밝혔다. 남부지검은 “검사의 수사가 문제라면 경찰 수사도 문제인데, 경찰 수사에 대한 통제장치는 마련돼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서울서부지검도 같은 날 차장검사·부장검사·인권보호관·중요경제범죄조사단장 등이 검수완박 중재안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서부지검 검사 일동은 “70여 년 동안 이어 온 우리 형사사법 체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절차가 필요하다”며 “사법개혁 특별위원회 등 사회 가계의 의견을 두루 경청하여 법안을 마련해 달라”고 호소했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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