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 떠오른 국민통합-대표성

文도 尹도 40%대 지지율 기록

文 높은 지지율 ‘지지층만 봤나?’

반대진영 결집…尹 최저로 출발

결선 투표제·4년 중임제 목소리도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로 출근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로 출근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역대 가장 높은 임기말 지지율(국정수행평가)에도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대통령이 됐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역대 가장 낮은 지지율(국정수행전망)로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과 윤 당선인의 지지율은 모두 45% 전후로 사실상 같다. 떠나는 대통령이나 새로 오는 대통령이나 모두 ‘절반의 민심’만을 안게 된 것이다.

차기 정부와 우리 정치권에 정치적으로는 국민통합, 법·제도적으로는 대표성 강화라는 엄중한 과제가 놓이게 됐다. 곧 들어설 윤석열 정부는 반대자를 포용하는 협치가 필요하고, 입법·행정부에선 민주주의 대표성을 높이기 위한 대통령4년 중임제 개헌과 결선투표제 도입 등의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문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45%의 지지율을 찍었다. 한국갤럽의 6일 발표에 따르면 지난 3~4일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률은 45%, 부정률은 51%였다. 취임을 앞둔 윤 당선인의 직무수행에 대해선 긍정평가 41%, 부정평가 48%였다.(이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 대응과, 역대 정권의 임기말에 등장했던 친인척비리가 없었던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임기 내내 지지층을 위한 국정운영을 한 결과라는 평가도 있다. 이 같은 상황이 높은 지지율에도 정권 재창출에 성공하지 못한 원인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한일정상회담 개최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 등 결정적 순간에 지지층의 뜻에 반하지 않는 결정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라크 파병과 한미FTA 체결, 한나라당(현 국민의힘)과의 연정제안 등 주요 지지층에 반한 결정을 하며 지지율이 하락했던 것과 비교된다. 노 전 대통령의 임기말 지지율은 20%대였다.

지지층만 바라본 국정운영은 반대진영의 결집으로 이어졌다. 지난 3월 9일 대선 결과 역시 진영간 극단적 대립이 반영됐다. 윤 당선인은 0.73%포인트차로 신승했다. 취임을 앞둔 윤 당선인의 지지율은 역대 당선인 중 가장 낮다.

첫발을 내딛는 윤석열 정부의 첫 번째 과제가 ‘국민통합’이 돼야 하는 이유다. 윤 당선인은 지난달 10일 당선이 확정된 뒤 통합을 강조해왔다.

임기말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도 여권이 정권재창출에 실패한 사례는 2017년말 2018년초 미국의 정권교체기와도 비슷하다.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 퇴임 직전의 지지율은 60%에 육박했지만 집권은 공화당이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전 지지율은 40%대였다. 트럼프 정부 내내 미국 사회는 극단적 사회 갈등을 겪었다.

극단적 대립을 막기 위해 ‘상대 진영’을 아우르는 통합의 정치 뿐 아니라 제도개선을 통한 갈등의 근본적 해결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민주화 운동으로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된 이후 대선 결과를 보면 박근혜 전 대통령(51.55%)을 제외하고 과반의 득표율로 당선된 대통령은 없었다.모두 30%~40%대의 득표율로 당선돼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이 됐다.

과반을 넘지 못한 대통령이 국민 대표가 되다 보니 주요 결정을 내릴때마다 내놓는 ‘국민을 위한’이라는 메시지가 ‘지지층을 위한’이라는 말로 들릴 수 밖에 없게 됐다. 정치개혁 요구가 있을 때마다 사표방지를 위한 결선투표제 도입이 거론되는 이유다.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꾸자는 목소리도 마찬가지다. 5년에 맞추어 정책 결과를 내려다보니,성급히 정책을 추진한다는 비판이 잇따르게 된다. 정권이 교체될 경우 전 정부의 정책을 뒤집는 경우도 반복되고 있다.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대북 정책도 윤석열 정부에서는 원점에서 재검토되고 있다. 박병국 기자


coo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