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통수권 이양으로 집무 시작
현충원 참배 등 공식일정만 10개
미국·일본 등 외빈접견도 줄줄이
10일 0시를 기해 제20대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첫날부터 10여개에 달하는 공식 일정을 소화하며 숨 가쁜 하루를 보냈다. 서초동 자택에서 출발해 여의도 국회의사당과 용산 집무실 사이를 수시로 오가는 등 서울 시내 이동만 8회, 이동거리는 총 50km를 웃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0시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지하에 위치한 국가위기관리센터(지하벙커) 상황실에서 합동참모본부로부터 국군통수권을 이양 받고 군 대비 태세를 보고 받는 것으로 공식 집무에 들어갔다. 역대 대통령들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이나 자택에서 합참 보고를 받았던 것과 대조적이다. ‘용산시대’ 개막을 알리고 대통령실 이전을 둘러싼 안보 공백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에 대한 의전·경호 수준도 이날 0시부터 국가 원수로 격상됐다. 같은 시각 서울 종로 보신각에서는 윤 대통령의 임기 개시를 알리는 33차례 종이 울렸다. 이후 서초구 자택으로 이동해 휴식을 취한 윤 대통령은 오전 10시께 국립현충원 참배를 위해 집을 나섰다. 윤 대통령의 자택 근처에 몰려든 주민 250여명은 ‘토리아빠 화이팅!’ 등 다양한 피켓을 들고 환호했다. 윤 대통령은 차량까지 이동하며 주민들과 ‘주먹 악수’를 하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함께 나선 김건희 여사는 두 손을 모으며 주민들에게 여러차례 목례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립현충원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김 여사와 김대기 비서실장, 김용현 경호처장 등과 함께 현충탑에 헌화·분향했다.
참배를 마치고 여의도 국회의사당으로 이동한 윤 대통령은 오전 11시께 취임식 본행사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국회 입구에서부터 본관 앞 무대까지 180m가량을 국민대표 20인과 함께 나란히 걸어 무대에 올랐다.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를 슬로건으로 내건 이날 취임식에는 전·현직 대통령과 유족, 국회 및 정부 관계자, 각계 대표, 외교사절, 일반 국민 등 4만1000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선서에 이어 취임사를 통해 ‘공정’과 ‘상식’이라는 시대정신을 바탕으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 경제를 회복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청와대 개방’ 현장은 무대 좌우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생중계됐다.
윤 대통령은 취임식을 마치고 외빈 접견을 위해 용산 집무실로 다시 이동하는 도중 용산구 삼각지 쉼터와 어린이 공원을 찾아 지역주민들과 어린이들을 만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타운홀미팅 방식으로 지역주민들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며 ‘용산시대’의 의미와 대통령으로서의 각오를 밝혔다. 낮 12시45분쯤 집무실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줄줄이 이어진 외빈 접견 일정을 소화한다. 용산 대통령실 5층 접견실에서 미국, 일본, 아랍에미리트(UAE) 축하 사절단을 차례로 만난 윤 대통령은 다시 여의도로 이동해 오후 4시부터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열린 경축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국회의장과 대법원장, 국무총리, 헌법재판소장,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5부 요인과 국가 원로, 주한 외교관과 외교사절 등 850여명이 참석해 환담을 나눈다. 연회를 마치고 용산 집무실로 돌아온 윤 대통령은 중국 축하 사절단과 싱가포르 대통령과 정상환담을 가진다.
마지막 공식 일정은 외빈 초청 만찬이다. 윤 대통령은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으로 이동해 5부 요인과 각국 외교사절단, 5대 그룹 회장, 6대 경제단체장 등과 함께 만찬 행사를 한다. 윤 대통령은 공식 일정을 모두 마친 후에도 밤늦게까지 국무위원 인선과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 등 현안에 대해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윤희·박병국 기자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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