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이우국제사회학연구소 성인 2천명 설문
젤렌스키 대통령의 입장에 국민 다수 지지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우크라이나 국민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은 전쟁 중인 러시아에 자국 영토를 양보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와 영토 양보를 전제로 한 협상은 없을 거라는 취지의 입장을 거듭 밝힌 점을 국민 대다수가 지지하는 걸로 풀이된다.
키이우국제사회학연구소(KIIS)는 우크라이나에 거주(크름반도·세바스토폴 등 2월 24일까지 일부 러시아 통제 지역 제외)하는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러시아와 평화를 위한 가능한 타협안’에 대해 전화 설문조사를 벌인(5월 13~18일) 결과, 82%가 ‘전쟁을 연장하고 독립을 위협하더라도 영토를 포기해선 안 된다’는 답에 지지를 보냈다.
‘가능한 한 빨리 평화를 달성하고 독립을 유지하기 위해 영토를 포기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낸 비율은 10%에 불과했다. ‘답변할 수 없다’는 8%였다.
로이터는 KIIS가 우크라이나에서 최고 여론조사 기관 중 하나라고 해 이런 결과에 신뢰를 표했다.
이번 조사에선 영토 양보에 대해 우크라이나 지역별로도 나눠 의견을 물었는데, 우크라이나 국민의 생각은 단호했다. 현재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돈바스 지역 등 동부에서도 68%가 영토를 러시아에 내어주는 데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19%만 양보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남부 지역에선 83%가 영토 양보에 반대한다고 했고, 9%는 양보 준비가 됐다는 답이 나왔다고 KIIS는 설명했다. 아울러 현재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에 살고 있는 응답자 가운데 77%도 양토 양보에 반대하는 걸로 파악됐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에 영토를 양보할 의사가 없다고 계속 밝히고 있다. 로이터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를 비롯한 유럽 정상들이 요청하고 있는데도 우크라이나는 휴전을 모색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미국 등 서방에선 우크라이나가 2014년 이후 러시아가 점령한 모든 영토를 탈환하려는 군사적 목표는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하고, ‘베테랑 외교관’인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은 전날 다보스 포럼에서 러시아가 침공을 끝내도록 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는 양토를 양보해야만 한다고 주장했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반발하고 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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