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달 우리나라를 찾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과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안전한 5G 및 6G 네트워크 장비와 구조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하여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5G 통신 서비스를 상용화한 지 벌써 3년이 지났지만 5G 기술 분야는 아직 더 많은 발전을 필요로 하고 있다.

5G는 초당 최대 20GB의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는 초고속 무선통신 기술이다. 이론적으로 2GB 정도의 영화나 드라마 열 편을 단 1초 만에 내려받을 수 정도로 빠르며, 많은 전자기기를 실시간으로 대량 연결할 수 있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열쇠’로 불린다. 하지만 이처럼 그 역할이 막중한 만큼 잠깐이라도 품질이 저하되어 지연이나 장애가 발생하게 되면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어 높은 신뢰성을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5G 기술과 제품의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관련된 국가표준이 명확히 확립되고, 이를 바탕으로 산업 발전이 이뤄져야 한다. 필자가 소속된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전자파측정기반팀은 임피던스·전력 등과 같은 전자파의 기본 측정량에 대한 국가표준을 확립하고 국제적인 동등성을 확보하는 데에 힘을 쏟고 있으며, 이러한 표준을 산업계에 보급하기 위한 교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산업 현장에서 주로 쓰이는 5G 기술은 3.5GHz((기가헤르츠) 대역이다. LTE보다 20배 빠르다는 28GHz 대역은 아직 폭넓게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통신 성능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일 것이다. 이는 통신사들이 인프라 구축에 대한 투자를 머뭇거리게 하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해 전자파측정기반팀이 5G 임피던스 측정 표준을 50GHz 대역까지 끌어올린 것은 주목할 만한 성과라 하겠다. 세계 시장에서 승인된 5G 최대 주파수 대역이 39GHz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국내외에서 사용 가능한 모든 주파수 대역의 표준을 확립한 것이다.

임피던스란 어떤 도선 및 회로에서 전기의 흐름을 방해하는 정도이다. 전자파가 지나갈 때 발생하는 임피던스 값을 정확히 측정하여 매칭해야만 최적의 밸런스가 만들어지는데 임피던스 매칭이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휴대전화, 노트북 등 전자파가 사용되는 제품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연구 현장과 산업계 어디서나 정확한 임피던스를 측정할 수 있도록 관련 국가표준을 확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번 표준 개발을 통해 5G 제품을 제조하는 국내 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이전보다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과정에서 개발해낸 분석 프로그램을 전 세계 국가측정표준기관에 공개해 5G 측정기술이 국제적으로도 발전할 수 있도록 기여할 예정이다.

그간 오랫동안 정체되어 있던 이 분야에서 이처럼 뜻깊은 성과를 거둔 것은 팀 단위 공동 연구를 통하여 시너지를 창출한 덕택이 컸다. 팀 구성원은 각자의 분야에서는 모두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지만 누구 한 명의 전문성을 내세우기보다는 서로 다른 배경과 역량을 십분 활용할 수 있도록 수평적인 소통에 주력했다. 상명하달·중앙 집중의 피라미드 구조 대신 자율적인 협력 구조가 혁신에 훨씬 유리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한 경험이었다.

연구팀은 6G 측정 표준을 위해 다시 한 번 머리를 맞대고 있다. 무엇보다 국가측정 표준이 시급히 확립되어 6G 통신 성능 예측에 대한 시금석이 되기를 기대한다.

조치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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