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시장 아닌 유통시장까지 매입 금지 조치 확대

기존에 보유한 채권 매각·보유 가능…美 외 투자자 양도 허용

미국 재무부는 7일(현지시간) 대러 제재의 일환으로 유통시장에서 러시아 채권·주식 매입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러시아가 발행한 신규·기존 채권과 주식 증권의 매입이 모두 금지됐다. 사진은 미 워싱턴DC에 있는 미 재무부 건물.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재무부는 7일(현지시간) 대러 제재의 일환으로 유통시장에서 러시아 채권·주식 매입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러시아가 발행한 신규·기존 채권과 주식 증권의 매입이 모두 금지됐다. 사진은 미 워싱턴DC에 있는 미 재무부 건물.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미국 재무부가 대러 제재의 일환으로 유통시장에서 미국 투자자의 러시아 채권과 주식 매입을 금지했다.

유가증권이 최초로 발행되는 발행시장에서만 제한됐던 러시아 채권 매입이 투자자 간 거래되는 유통시장에서도 금지된 것이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러시아 연방 기관이 발행한 신규·기존 채권과 주식 증권 매입이 금지된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 대변인은 “유통시장에서 러시아에 대한 신규 투자와 신규 채권·주식 증권 매입이 금지된다”며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잔혹한 전쟁을 이어가는 데 필요한 재정 자원을 얻을 수 없게 하는 우리의 목표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투자자들이 기존에 갖고 있던 채권을 매각하거나 보유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미국 이외 거래 상대에게 기존 증권을 판매하거나 양도하는 것도 가능하며, 러시아 부채나 주식이 포함된 미국 펀드 주식을 사는 것도 허용된다.

미 재무부의 결정으로 러시아 채권펀드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투자자들은 블룸버그통신을 통해 미 재무부의 ‘깜짝 조치’를 접한 뒤 놀랐다고 전하기도 했다.

앞서 미국과 유럽 유통시장에서 러시아 회사채를 매입하는 것은 이미 제한됐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채권 가격이 회복될 것이라고 믿는 일부 투자자들은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며 러시아 회사채를 할인된 가격에 매입했다.

로펌 퀸 엠마누엘의 데니스 라니츠키 소버린 소송 책임자는 “미 재무부는 러시아로 신규 자금이 유입되는 것을 막으려 했지만, 이번 조치는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고 주장했다.

투자자들은 이날 러시아 국채 가격이 15~25센트 사이에서 거래됐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의 회사채 가격은 전날 대비 5센트 하락해 이날 25~30센트 사이에서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 펀드는 이미 러시아 자산을 대량으로 처분했다.

모건 스탠리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와 기업 부채는 연초 4720억달러(약 592조3600억원)를 상회해 멕시코, 인도네시아, 터키에 이어 가장 큰 이머징마켓(신흥 시장) 자산 풀이 됐다.

이처럼 미국이 국가 채권 매입을 금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 재무부는 베네수엘라 국채 매입을 유통시장에서 금지한 바 있다.


yooh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