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외무부, ‘안전조업협정’ 중단 발표

일본 외무상 “일방적 발표 유감”

지난 4월 일본 오키나와현 미야코 캠프에서 일 자위대 소속 병사가 일장기를 내리고 있다. [로이터]
지난 4월 일본 오키나와현 미야코 캠프에서 일 자위대 소속 병사가 일장기를 내리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러시아와 일본 간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서방의 대러 제재에 동참 중인 일본에 대해 러시아는 쿠릴열도 남단 4개섬(일본명 북방영토) 주변 수역에서 일본 어선의 조업을 금지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논평에서 "일본이 1998년 체결된 해양생물자원 조업 분야 협력에 관한 정부 간 협정(이하 안전조업협정)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면서 "일본 측이 모든 의무를 이행할 때까지 1998년 협정 이행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유감스럽게도 일본은 협정에 따른 비용 지급을 동결하고, 정부 간 합의 이행을 위한 불가분의 요소인 (러시아) 사할린주에 대한 무상 기술 지원 제공에 관한 연례 이행 문서 서명을 지연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8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측은 사할린주 협력 사업이 (안전조업)협정의 전제조건인 것처럼 둘을 결부해 사할린주 협력 사업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협정 이행의 중단을 주장하고 있다"며 "이런 형태로 일방적으로 (협정) 이행 중단을 발표한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고 요미우리 등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안전조업협정의 이행을 중단한 러시아에 대해 "일방적인 발표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일본과 러시아 사이에 체결된 안전조업협정은 4개인데 러시아가 이 중 하나를 중단시킨 것이다.

안전조업협정은 러시아가 실효 지배하는 쿠릴열도 남단 4개 섬 주변 해역에서 일본 어선의 명태, 문어 등 조업을 허용하되, 일본은 매년 러시아에 협력비와 어업 기자재를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아사히신문은 "협정 중단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앞서 러시아는 일본이 미국과 유럽연합과 보조를 맞춰 러시아 제재에 나서자 쿠릴열도 4개섬 중 일부를 반환하는 문제를 포함한 일본과의 평화조약 체결 협상 중단을 발표했고, 일본인의 쿠릴열도 남단 4개섬 무비자 방문을 중단시켰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적국으로 맞서 싸운 러시아와 일본은 이투루프, 쿠나시르, 시코탄, 하보마이 군도 등 쿠릴열도 남단 4개 섬을 둘러싼 영토 분쟁으로 아직 평화조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교도통신은 최근 러일 관계에 대해 "전후 국교회복 이후 최악의 상태에 빠져 있다"고 진단했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