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정책·인사 전면적인 평가·조사 착수
野 “기획된 정치보복”…신구 권력 갈등 재현
윤석열 정부가 과거 문재인 정부의 정책·인사에 대해 전면적인 평가와 조사에 들어가면서 야당은 극렬 반발하고 있다. 문 정부의 임기말에 이어 새정부의 임기초에 벌어지는 신구 권력간 갈등 2라운드로 정국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서해 피살공무원 사건과 산업통상자원부 블랙리스트 수사, 전(前) 정부 임명 인사의 거취가 최대 쟁점이다. 윤 대통령은 17일 ‘신구 권력 갈등’에 선을 그으면서도 문 정부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 “정상적인 사법시스템(에 따른 것)”이라고 말해 본격적인 수사 정국이 시작될 전망이다.
대통령실은 2020년 서해에서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북한군에 의해 피살당한 사건에 대한 정보공개청구 소송의 항소를 취하했다고 16일 발표했다. 해경과 국방부는 “(해수부 공무원의) 자진 월북을 단정할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문재인 정부의 판단을 뒤집었다.
다만 월북이 아니라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해 사태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안이 생명인 안보 관련 정보가 정권의 입맛에 따라 왜곡되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국가적 자해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대통령기록물 공개 여부에 대한 논란 속 유가족이 문 전 대통령에 대한 고소를 검토하겠다고 밝혀 검찰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른바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는 ‘윗선’인 문재인 정부 청와대를 향하고 있다. 법원이 15일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수사에 차질을 빚게 됐지만, ‘윗선’으로 수사가 확대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이 정치권의 판단이다. 당장 검찰은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박상혁 민주당 의원을 조사할 방침이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당 회의에서 “윤석열 정권은 기획된 정치보복 수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가 임명한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사퇴 종용 논란도 있다. 이들은 14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주재한 국무회의에 ‘참석 대상이 아니다’는 이유로 불참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기가 남은 전임 정부 인사들에 대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몰염치한 일”이라며 자진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이에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산업부 수사를 근거로 “본인들도 지금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한 임기제 공무원을 ‘알박기’라고 비판하거나 그만둘 것을 종용하고 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서해 피살공무원 사건에 대해 17일 출근길에서 “당사자도 진상을 확인하기 위해 법적인 조치를 하지 않겠나, 그에 따라 더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임 정부 수사가 ‘정치보복’이라는 민주당의 지적에는 “정권이 교체되고 형사사건 수사는 과거의 일을 수사하지 미래의 일을 수사할 수 없지 않나”라며 “민주당 정부 때는 안 했나”라고 했다. 한상혁·전현희 위원장에 대해서는 “국무요원(위원)도 아닌 사람들이 와서 앉아있으면 비공개 논의도 많이 하는데”라며 “굳이 올 필요 없는 사람까지 배석시켜서 국무회의를 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 강문규·최은지 기자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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