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주식·부동산’ 열풍 합류하더니

‘우상향敎’ 믿고 ‘벼락거지’ 면하려

유행 쫓듯 뒤늦게 투자했는데

갑작스런 하락장에 공금까지 손대

한때 투자 열풍이 불면서 청년 사이에서 ‘신분 상승의 사다리’로 불렸던 ‘코인·주식·부동산’이 무너지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유행 쫓듯 투자를 시작했던 MZ세대 등 젊은층은 이제 추락하는 차트를 견디는 중이다. 투자로 큰 손실을 잃은 직원이 회삿돈을 횡령하는 사건도 늘고 있다.

17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2020년과 지난해 ‘코인·주식·부동산’ 열풍에 합류했던 젊은 투자자들은 절망에 빠지고 있다. 해당 시기에 직장인 홍모(28) 씨도 그동안 모은 돈 700만원으로 처음으로 코인 투자를 시작했다. 홍씨는 “관련 업계 종사자의 이야기를 듣고 ‘일확천금’의 꿈을 안고 특정 코인에 투자했으나 현재 -87%까지 떨어진 상황”이라며 “올해 본가에서 독립할 예정이었으나 자산이 부족해 미뤘다”고 말했다.

당시 젊은층이 투자에 뛰어든 이유는 두 가지 신조어로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기다리면 오른다는 ‘우상향교(敎)’. 코스피가 3000을 넘고,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자 투자 경험이 없었던 젊은층에게 ‘어디든 투자하면 오른다’는 인식이 생겼다.

이러한 투자 열풍이 생기면서 ‘벼락거지’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주변에서 투자로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사람을 부르는 말로, 남들에게 뒤쳐지면 안 되는 젊은 층은 뒤늦게 투자를 시작했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국내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는 5개월만에 1000만개가 증가해 5000만개를 돌파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따르면 지난해 암호화폐 투자자 수 558만명 중 20~40대 투자자 비중은 82%였다.

갑작스레 늘어난 투자자 수만큼 손해를 보고 있는 투자자도 속출하고 있다. 대학생 김모(21) 씨는 “기말고사 기간에 주식이 떨어져서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라면서 “피해액을 메우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할 것 같아 슬프다”고 말했다. 지난해 주식과 코인에 투자해 현재 2000만원가량 손해를 본 박모(30) 씨도 “내 코인이 0원이 될 수 있다는 생각도 한다”며 “인터넷상에서 반응을 보면 투자 열풍에 비해 투자를 하는 마음가짐에 대한 논의는 적었던 것 같다. 자기 삶을 갉아먹는 사람도 많을 듯 하다”고 말했다.

최근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횡령 사건도 투자 열풍이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아모레퍼시픽은 영업 담당 직원 3명이 거래처에 상품을 공급하고 받은 대금을 빼돌리는 식으로 회사자금을 횡령한 사실을 발견했다. 횡령액은 30억원대로, 이들은 회삿돈을 횡령해 주식과 가상화폐 등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9일 1심에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은 서울 강동구청 공무원도 공금 115억원을 횡령해 주식 투자 등에 사용했다.

전문가들은 투자 열풍 당시에도 무리해서 투자하지 말라는 경고가 있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코인처럼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상황을 낙관하는 식의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는 비판이 있었다”며 “현재처럼 경기 침체를 걱정하는 상황이 되면 부동산 시장 등이 힘들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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