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이어 10년 만에 최우수상 쾌거
K-팝 배경으로 영국 하늘 ‘태극’ 수놓아
고난도 기동 관람객들 환호·탄성 자아내
[헤럴드경제 페어포드(영국)=국방부 공동취재단·신대원 기자]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15~17일(현지시간) 영국 리아트(RIAT·Royal International Air Tatoo) 에어쇼에서 최우수상과 인기상을 거머쥐며 대한민국과 공군의 위상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블랙이글스가 최우수상 등을 수상한 것은 지난 2012년 이후 10년 만이다.
영국 글로스터셔에 위치한 페어포드에서 진행된 리아트는 지난 1971년 시작된 이래 세계 최대 군사에어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3년 만에 열린 올해는 한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등 34개국에서 38개팀이 참가했으며 17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았다.
주최측의 공식초청으로 참가한 블랙이글스는 매일 1회 25분 간 에어쇼를 펼쳤다.
블랙이글스는 영국 하늘에 태극마크를 그리는 태극 기동을 비롯해 8기의 항공기들이 하나의 비행기처럼 일치된 움직임으로 항공기 전후면을 보여주는 웻지롤(Wedge Roll) 등 24과목의 고난도 기동을 선보였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생산한 8대의 T-50B로 구성된 블랙이글스가 활주로를 박차고 이륙하자 관람객들은 시선을 떼지 못했다.
블랙이글스는 상공에서 연신 대형을 바꿔가며 고난도 기동을 이어갔다.
특히 팝과 오페라, 영화 스타워즈의 메인테마, 그리고 K-팝 그룹 블랙핑크의 노래 등 다양한 음악이 한층 더 분위기를 고취시켰다.
8대의 T-50B가 오페라 투란도트의 아리아 네순 도르마에 맞춰 급강하하며 부챗살처럼 펼쳐지는 ‘레인 폴’ 기동과 2대의 항공기가 존 레넌의 이매진에 맞춰 상공에서 하트를 그리고 다른 1대가 멀리서 날아와 하트 가운데를 꿰뚫는 큐피트의 화살을 표현한 기동은 클라이막스였다.
관람객들은 뜨거운 박수와 환호로 호응했다.
K-팝 팬 이슬라 러셀 양은 틈틈이 공부한 한글로 꾹꾹 눌러 쓴 편지를 블랙이글스 조종사들에게 전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편지에서 “친애하는 검은 독수리, 귀하와 함께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여기 영국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조만간 다시 돌아올 수 있기를 바랍니다”며 팬심을 담기도 했다.
스코틀랜드에서 에어쇼를 보러온 에이미 디바나 양은 “이번 에어쇼 공연 중 블랙이글스가 가장 좋았고, 사실 (영국 공군 특수비행팀) 레드 애로우즈(Red Arrows)보다 더 멋졌다”면서 “블랙이글스는 유럽 비행팀 공연에서 보기 힘든 색다르고 창의적인 기동들을 보여줬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블랙이글스는 17일에는 영국 공군 특수비행팀 레드 애로우즈와 우정비행을 갖고 양국 공군 간 우호를 증진하기도 했다.
1번기 조종사로 편대를 이끈 양은호 소령(공사 56기)은 “10년 만에 리아트라는 세계 최대 에어쇼에 참가하게 돼 개인적으로 너무 영광스럽다”고 밝혔다.
양 소령은 이어 “블랙이글스의 경쟁력은 뛰어난 T-50 덕분인데 기동성이 정말 좋다”며 “빠른 템포로 에어쇼를 할 수 있고 전투기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좋아하고 즐거워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지형 KAI 홍보부장은 “세계 각국의 쟁쟁한 항공기와 특수비행팀 중 단연 돋보인 대한민국 공군의 T-50B를 보며 설계에 참여한 과거가 자랑스럽고 뿌듯했다”면서 “T-50의 뛰어난 성능과 검증된 신뢰도를 바탕으로 1000대 수출의 밀알이 되겠다”고 했다.
정상화 공군참모총장도 행사장을 찾아 블랙이글스 요원들을 격려했다.
정 총장은 “여러분들의 자랑스러운 모습은 어떤 표현을 해도 모자랄 것”이라며 “힘든 환경이지만 대한민국이라는 네 글자를 가슴에 새기고 남은 기간도 멋지게 비행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블랙이글스는 오는 18~22일 판보로 국제에어쇼로 장소를 옮겨 편대를 이뤄 비행하는 플라이바이(Fly-By) 비행을 선보일 예정이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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