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화제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자폐스펙트럼장애자나 가족들의 현실 생활은 만만찮다. 우영우처럼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가려면 제도권 교육으로는 불가능하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진단을 받은 아들을 둔 부부가 쓴 ‘특별한 아이에서 평범한 아이로’(캥거루북스)는 아들에게 평범한 일상회복을 찾아주기 위한 부모의 특별한 치료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부부는 아이가 태어난 기쁨도 잠시, 아이가 일반 아이들과 눈 맞추는 걸 어려워하고 극도의 예민함과 불안, 언어 지체 등 확연히 다르다는 느낌을 받는다. 처음에는 이유를 알지 못한 채 유별난 아이라고 생각했으나 유아 건강검진을 받는 과정에서 자폐가 의심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때까지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전혀 알지 못했던 부부는 수많은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치료 방법을 찾아나선다.

처음에는 언어치료를 시작으로 인지 감각통합, 미술치료, 운동 재활치료 등 치료센터를 전전했다. 좋다고 하는 학습법, 증상이 나타나면 거기에 맞는 치료법을 닥치는 대로 적용했지만 가시적인 효과는 없었다. 무엇보다 지시 따르기, 착석, 기다리기 등 학습을 위한 기본 자세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어떤 치료나 학습도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건 훨씬 나중이다.

치료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는 피로감과 초조함이 쌓여가던 중 부부는 의외의 곳에서 새로운 치료법을 만났다. 도서관에서 빌려온 자폐 딸을 둔 아버지의 얘기를 다룬 책에서 ABA(응용행동분석)치료법을 알게 된 뒤, 공부를 시작해 아이에게 적용해보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미국의 관련 자폐 치료 전문 클리닉과 연결, 치료에 극적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저자는 ‘싫어’‘안돼’만 되풀이하는 아이가 지시를 따르게 되고 기다리지 못하는 아이가 1시간씩 기다려 놀이기구를 타게 되기까지 교육 과정을 자세히 들려준다. 자전거를 타기까지 수 년의 지난한 과정 끝에 아이가 자전거를 타고 아빠와 영화구경을 갔다 온 평범한 일상은 모든 자폐가족들의 꿈이다.

저자는 집에서 직접 2년 동안 언어와 운동, 놀이 등 수많은 과제를 수행하면서 느리지만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특히 자폐 치료를 위한 공적 치료 서비스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미국에서는 아동의 발달이 의심돼 지역의 센터를 방문하면 검사에서 치료까지 자세히 안내하고 도와주지만 한국에선 그 모든 과정을 부모가 직접 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병원에서 발달검사를 받는 데만도 6개월에서 1년이 걸린다. 치료비도 문제다. 전문가들에 다르며 자폐 아이가 조기집중치료를 받으면 장애가 완화되고 심지어 완치도 가능하다. 2세 이전 조기 발견이 중요한 이유다.

현재 한국의 발달장애인과 관련한 비극적 사건의 상당수는 어려서부터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채 성장한 성인발달장애인의 행동 문제와 가족의 무한돌봄 책임에 기인한다는 점에서 저자는 정부의 조기 자폐 치료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특별한 아이에서 평범한 아이로/권현정 , 이은창 지음/캥거루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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