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희(부산) 기자] 국내 휴대폰 부품회사가 수입원가를 부풀려 법인세를 탈루하고 홍콩에 유령회사를 세워 비자금을 은닉한 혐의로 세관 당국에 적발됐다. 이같은 행위는 실제 낮은 수입원가를 부풀려 과도한 휴대폰 부품가격이 휴대폰 제조사로 전가됨으로써 휴대폰 가격거품을 조장했다는 설명이다.
관세청 부산본부세관(세관장 차두삼)은 이같은 혐의로 A사 대표 김모(51세) 씨를 검거해 2일자로 검찰에 송치했다. 세관 조사에 따르면 김 씨는 휴대폰 업계 호황으로 회사의 수익이 급증하던 2008년 5월께 역외탈세 및 해외비자금 조성을 목적으로 회사설립 대행 컨설팅사를 동원해 홍콩에 유령회사를 설립했다.
이후 실제로는 중국제조사로부터 휴대폰 부품을 직접 수입하면서도, 서류상으로는 홍콩 유령회사가 양사간 중계무역을 수행하는 것처럼 거래구조를 위장하고 수입물품의 가격을 고가로 조작해 홍콩 유령회사로 초과 송금한 후, 중국제조사에 지급하는 실거래가격과의 차액을 홍콩 비밀계좌에 은닉하는 수법으로 2008년부터 2014년까지 7년동안 법인재산 147억원 상당을 도피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김 씨는 홍콩으로 도피한 자금중 일부를 국내회사에 외국인투자(일명 ‘검은머리외국인투자’)하는 것처럼 위장하거나, 해외에서 벌어들인 개인소득 또는 기부금 등으로 위장해 국내로 반입함으로써 자금세탁한 혐의도 확인됐으며, 일부 자금은 홍콩에서 중국선교사에게 증여하거나 해외투자 신고없이 설립한 중국지사의 경비로 임의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관은 올해 3월부터 A사에 대한 정밀 정보분석을 실시해 김 씨의 범죄 정황을 포착했으며, 4월경 A사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보관중이던 홍콩 유령회사의 직인ㆍ명판, 해외계좌 거래내역, 가격조작 자료 등 결정적인 증거물을 확보했다.
또 후속조치로 홍콩에 개설한 법인계좌 1개와 개인계좌 2개 등 3개의 불법계좌는 즉시 폐쇄토록 하고 계좌 잔액 62만달러에 대해서는 A사의 법인계좌로 환수 조치했다고 밝혔다.
세관은 이번 사건이 조세피난처와의 위장거래를 통한 역외탈세를 파헤침으로서 잃어버린 국가세수를 확보한 ‘비정상의 정상화’ 시책의 성과물이라고 평가하면서, 왜곡된 거래를 통해 부풀려진 휴대폰 부품 수입가격이 휴대폰 제조사로 전가됨으로써 휴대폰 가격의 거품이 조장되고 소비자의 불신으로 이어지는 잘못된 거래관행이 바로잡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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