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바뀐 분위기 달라진 시선 가스·전기요금 폭등 불안감 반영 에너지 절감형 신제품 관심 커져 삼성·LG전자 고효율 제품 격돌 보쉬·밀레도 물·전력 감소 홍보 프리미엄 OLED TV 다툼 치열
“독일이 전기료를 아끼기 위해서 가로등을 아예 켜지 않고 있습니다.”(현지 한국인 가이드)
최근 기자가 찾은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2’개최지 독일 베를린은 칠흑 같은 어둠 그 자체였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3년 만에 오프라인 전시회가 열렸지만 베를린 밤 거리는 화려한 조명은커녕 캄캄한 기운에 둘러싸여 과거 축제 분위기와는 정반대 모습이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독일을 비롯한 유럽 지역의 소비자들은 높아진 가스·전기료 등에 신음하고 있었다. 이에 IFA 현장에서도 에너지 소비량을 절감할 수 있는 친환경 신제품이 세계 가전 트렌드로 급부상했다. 친한경 기반 ‘스마트 홈’이 이번 IFA의 최대 화두가 된 것도 같은 이유다.
▶독일 등 유럽 가스·전기요금 폭등…친환경 스마트 홈 전진 배치=독일의 가스네트워크 등을 관리하는 연방네트워크청장은 러시아로부터 가스공급이 줄어들면서 독일의 내년 가스비 청구액이 최소 3배 가량 뛸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하기도 했다. 할레 지역에 사는 한 교민은 “올해 초 월 4만원이던 전기료가 10월부터 월 6만원으로 오를 예정으로 내년에는 아마 훨씬 더 오를 것”이라며 “4인 가정은 월에 20만원 내외의 비용을 부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불안감이 커지면서 올해 IFA를 찾은 유럽인들은 스마트 홈 시스템을 통한 에너지 절감이 가능한 가전 신제품에 가장 높은 관심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친환경 가전 리더십을 강조하기 위해 ‘지속 가능한 홈’존을 별도로 마련했다. 이곳에는 유럽 시장에서 최고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인 A등급보다 에너지 사용량을 10%나 추가로 절감할 수 있는 고효율 친환경 제품을 전시했다. 또 ‘AI 에너지 모드’ 등 스마트싱스 에너지 서비스의 다양한 활용 방법과 함께 글로벌 친환경 의류 브랜드 ‘파타고니아’와 협업해 개발한 미세 플라스틱 배출 저감(최대 54%) 세탁기 등도 소개했다.
LG전자는 유럽 시장에서 프리미엄 빌트인 주방가전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비롯해 이 지역에 최적화된 에너지 효율을 갖춘 제품을 선보였다. 특히 주력 제품인 ‘2도어 상냉장 하냉동 냉장고’는 핵심부품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LG전자 에너지효율 A등급 냉장고와 비교해 소비전력량이 10% 적다. 폐전자기기에서 추출해 만든 재생 플라스틱을 사용한 신개념 테이블형 공기청정기 ‘퓨리케어 에어로퍼니처’도 높은 주목을 이끌었다.
▶유럽 전통 기업들도 ‘에너지 절감’ 주력=독일 기업 보쉬는 스마트 홈 전시공간을 따로 마련해 가전 기기 간 연결성을 관람객들에게 선보였다. 보쉬는 스마트폰 앱을 직접 켜서 라디에이터 온도 조절기를 제어하는 모습을 관람객들에게 시연했다. 회사는 앱을 통한 스마트 홈 시스템으로 방안 열기를 낮춰 기존보다 36% 가량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보쉬는 내년 3월에 출시할 자사 세탁기가 세계 최초로 유럽기준 에너지 최고 등급(A단계)의 전력 사용량보다 20% 더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룬딕 역시 자사 ‘홈위즈’ 앱으로 제어가능한 친환경 세탁기를 내놓아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룬딕은 세계 최초로 세탁기 안에 필터링 기능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필터를 통해 물에 녹아 있는 미세 플라스틱을 제거할 수 있고, 세탁 시간도 기존보다 절반 수준으로 줄여 물 사용량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독일 기업 밀레 역시 스마트 홈 기능을 통해 자사 제품의 에너지 소비량을 한눈에 모니터링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밀레의 앱인 ‘밀레앳홈’ 앱 안에 ‘소비량 대시보드’기능을 추가하며 소모된 물·전력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프리미엄 TV 시장 각축전…OLED 대전 치열=글로벌 소비자들의 위축된 TV 수요 심리를 끌어올리기 위한 기업들 간 경쟁도 치열하게 벌어졌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등 초고화질 TV부터 오디세이 아크 등 게이밍 스크린을 선보였다. 16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1위를 견인하는 네오 QLED 8K 라인업도 선보였다.
프리미엄 OLED TV 대결도 벌어졌다. LG전자는 화면을 자유롭게 구부렸다 펼 수 있는 벤더블 게이밍 OLED TV ‘플렉스’를 공개하며 이목을 끌었다. 해당 제품은 연내 글로벌 주요 시장에 순차 출시할 예정이다. LG전자 독자 기술을 적용해 패널을 최대 900R(반지름 900㎜ 원이 휜 정도)까지 화면을 구부릴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해외에서 출시한 퀀텀닷(QD)-OLED 기반 TV를 선보였다.
일본 파나소닉은 OLED TV 패널을 벽에 달린 못에 걸 수 있도록 줄이 있는 신제품을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55인치인 해당 신제품은 무게가 10㎏에 불과해 일반 성인 여성이 TV상단에 달린 줄을 잡고 원하는 장소에 옮겨 걸 수 있다는 설명이다. 히로카즈 미수다 파나소닉 매니저는 “전원을 공급하는 전원선은 TV에 연결돼 있지만 콘텐츠를 쏴주는 튜너는 선 연결 없이 분리돼 있고 이 기술은 세계 최초로 도입된 것으로 안다”며 “향후 OLED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글로벌 소비자들의 수요에 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를린=김지헌 기자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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