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부담 덜고 귀성행렬
코레일 티켓 예매율 80%대
“몇 년 만에 만나는 가족” 설렘
‘나홀로’ 추석 익숙한 청년들
여행이나 ‘집콕’ 하며 재충전
“시아버지가 ‘거리두기도 없으니 올해는 꼭 같이 제사 지내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결혼 3년 차인 직장인 신모(31) 씨는 처음으로 추석 연휴를 시댁에서 보내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 등으로 신씨네 가족은 제사를 생략하거나 간소화했지만, 처음으로 추석 차례를 준비하게 되는 만큼 부담감도 있다. 그는 “한동안 시아버지와 시고모들만 제사를 지내서 올해는 가려고 한다”며 “시댁과 함께 보내는 첫 명절이라 명절 스트레스가 살짝 걱정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없는 첫 추석을 앞두고 몇 년 만에 귀향길에 오르는 사람이 늘고 있다. 연휴 기간 동안 이동인구가 3000만명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오랜만에 고향을 찾는 시민들은 한동안 ‘거리두기’했던 가족을 다시 본다는 설렘과 함께 명절 스트레스에 대한 걱정도 느끼고 있었다.
연휴 전날인 8일 오전 8시께 서울역은 일찍 귀성길에 오른 사람들로 붐볐다. 이른 아침부터 기차를 타기 위해 여행 가방을 끌고 다니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곳곳에 보였고, 서울역 내 음식점도 열차에 타기 전 끼니를 때우려는 사람들로 자리가 차 있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관계자는 “한동안 창가쪽 자리만 판매하다 이번 추석부터 전 좌석을 판매해 지난해보다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코레일에 따르면 추석 연휴 첫날인 9일과 마지막 날인 12일 티켓 예매율이 80%대로 높았다. 코레일은 코로나 여파로 2020년 추석부터 일부 좌석만 판매하다 이번 추석엔 2년 만에 전 좌석을 판매했다.
휴가를 내고 이날 귀성길에 오를 예정이라는 김모(27) 씨는 “저녁 기차를 타고 대구에 갔다가 일요일(10일)에 돌아올 예정”이라며 “오랜만에 친척들이 모인다고 하니 기대된다. 올해 취업도 한만큼 조카들 용돈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시댁과 친정을 동시에 방문해 ‘고속도로 대이동’에 합류하는 시민도 있었다. 결혼 7년 차인 직장인 이모(35) 씨는 연휴 기간 강원도에 있는 시부모님댁, 시할머니댁에 방문했다 친정이 있는 경기도를 가기로 해 추석 내내 바쁠 예정이다. 이씨는 “고령의 시할머니가 가족을 만났다 코로나19에 걸리면 안 될 것 같아 몇 년 동안 못 뵀다”며 “물론 자녀 계획을 물어보는 등 잔소리를 하시겠지만, 너무 오랜만에 만나는 거라 큰 걱정을 안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거리두기 해제 후 맞는 첫 명절을 맞아 연휴 기간 이동인구가 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은 8일부터 12일까지 닷새 동안 모두 3017만명, 하루 평균 603만명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추석 당일인 10일에 758만명이 이동해 가장 유동인구가 많고, 연휴 마지막 날인 12일에는 가장 적은 452만명의 이동이 예상된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하루 평균 차량대수는 지난해보다 13.4% 증가한 542만여대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평소 주말(450만대)보다 약 20% 증가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단된 명절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를 재개한다.
최근 몇 년 동안 ‘나홀로’ 추석을 보낸 2030대는 가족보다는 자신을 위한 연휴 계획을 세우는 사례도 있다. 김주령(23)씨는 “연휴에 애인과 함께 광주 여행을 갈 예정이다”며 “연휴 기간이 길어 여행 가기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예지(25)씨도 “거리두기 해제 후 첫 추석이라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 연휴가 지나고 고향을 방문할 예정”이라며 “추석 연휴 기간에는 집에서 넷플릭스를 보며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입국 전 코로나 검사 의무가 폐지되면서 연휴 기간에 해외 여행을 떠나는 사람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연휴 시작 전날인 8일부터 12일까지 닷새간 인천공항 출발·도착 여객 수는 총 29만4192명으로 예측됐다. 특히 연휴 막바지인 11일이 6만1207명이 비행기를 탈 것으로 전망된다.
김빛나·박혜원 기자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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