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특검 임명 권한 강화

당론 발의 김건희 특검

MB 내곡동 특검 판박이

대통령 거부권 주목

유리한 정치적 셈법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김건희 여사.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김건희 여사.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당론으로 발의한 특별검사법('김건희 특검법')의 주요 내용은 앞서 발의된 김용민 민주당 의원의 ’김건희 특검법‘을 뼈대로 하고 있다.

다만 이번 ’당론 특검법‘의 실제 토대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의혹 관련 특검법(’내곡동 특검법‘)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검 도입을 두고 이해관계가 분명히 엇갈리는 '특검임명 규정'이 내곡동 특검법을 빼닮았기 때문이다.

이재명 민주당 당대표가 신임 대표로 선출되기 전인 지난달 22일 발의된 김용민 의원의 ‘김건희 특검법’과 이달 7일 발의된 당론 특검법 간 가장 큰 차이점은 '특검임명 절차'다.

김 의원의 ‘김건희 특검법’은 국회법에 따라 교섭단체, 법무부, 법원행정처에서 각각 1명씩 추천해 특검 후보자를 우선 4명으로 추린다. 이어 교섭단체는 총 4명의 후보자 가운데 2명을 선택해 대통령에게 서면으로 추천한다. 현재 교섭단체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다. 이 가운데 1명을 대통령이 특검으로 임명하는 절차다.

당론 특검법의 경우 1차적인 특검 후보 추천 과정을 사실상 줄였다. 대통령이 소속되지 않은 국회 교섭단체가 2명의 특검 후보를 대통령에게 추천하면 된다. 민주당 단독으로 2명의 특검 후보를 추천하는 셈이다. 여기에 대통령이 직접 특검 후보를 공식적으로 요청하는 절차도 새롭게 포함시켰다.

당론 특검법은 과거 시행됐던 ‘내곡동 특검법’이 명시하고 있던 '특검임명 규정'을 대부분 따랐다. 2012년 8월 30일 발의된 내곡동 특검법에는 특검 임명에 대해 ‘민주통합당은 법원조직법 제42조 제1항 제1호의 직에 있던 변호사 중에서 2명의 특별검사후보자를 대통령에게 서면으로 추천하여야 하고’라는 규정을 명시했다. 내곡동 특검법 역시 대통령이 사전에 후보 추천을 공식적으로 요청하는 절차를 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김 의원이 발의한 ‘김건희 특검법’의 경우 특검법이 시행되도 민주당 입장에서 내키지 않은 방식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특검 임명에 정부와 여당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김 의원이 특검법을 발의했을 당시 민주당 내부에서도 특검 도입에 대한 의견이 엇갈렸던 이유 중 하나다. 이후 민주당은 당론 발의를 추진하며 과거 내곡동 특검법을 참고해 특검 임명 절차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규정을 정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론 특검법이 향후 국회를 통과할 경우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내곡동 특검법 전례가 있기 때문에 국회를 통과한 당론 특검법을 윤 대통령이 거부하기 힘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반면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비판 여론을 감당해야 하는 정치적 부담이 크다. 여야 공방을 뚫고 당론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했다면, 이미 특검에 대한 여론의 지지가 반영된 셈이기 때문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민주당 입장에서는 대통령의 거부권 여부와 상관없이 정치적으로 이득이 되는 카드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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