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외감법 적용 2만2388개사 분석
한계기업 2019년 2283개→2021년 2823개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 수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보다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인상 기조가 지속될 전망이어서 향후 한계기업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인천대 김윤경 교수에게 의뢰해 2017∼2021년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의한 법률(외감법)’을 적용받는 비금융기업 2만2388개사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한계기업은 2823개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2283개)보다 23.7% 늘어난 수준이다.
한계기업은 영업활동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재무적 곤경 상태가 지속되는 기업이다. 특히 이 같은 한계기업은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1 미만이어서 ‘좀비기업’으로도 간주된다. 회생 가능성이 크지 않은데도 정부나 채권단의 지원으로 간신히 파산을 면하고 있다는 얘기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중견·대기업이 2019년 389개에서 지난해 449개로 15.4%, 중소기업은 1891개에서 2372개로 25.4% 각각 늘어 중소기업의 한계기업 증가세가 더 뚜렷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40.4%(1141개)로 가장 많았는데 제조업 중에서도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 기타 기계 및 장비 제조업,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 제조업의 한계기업 수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2019년 대비 지난해 한계기업 증가율은 항공운송업과 비금속광물 광업(연료용 제외)이 300%로 가장 높았고 이어 음식점 및 주점업(200%), 음료 제조업(200%), 가구 제조업(100%) 등의 순이었다.
한계기업이 늘면서 해당 종업원 수는 2019년 24만7000명에서 지난해 31만4000명으로, 26.7% 증가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및 나스닥(NASDAQ), 일본 도쿄증권거래소(TSE), 홍콩증권거래소(HKSE),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SHSE) 및 선전증권거래소(SZSE), 한국 유가증권 상장사(KOSE) 및 코스닥(KOSDAQ) 등 세계 주요 거래소를 비교 분석한 결과에서는 한국의 지난해 전체 기업 대비 한계기업 비중은 17.1%로, 홍콩증권거래소의 28.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한계기업은 개별 기업의 문제를 넘어 정상 기업의 인적·물적 자원 활용을 제한하고 경제 효율성을 감소시켜 국가경제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기업구조조정 촉진법(기촉법)’과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기활법)’을 개선하고 상시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합도산법이 상시화된 데 비해 부실 징후 기업의 워크아웃을 관할하는 기촉법과 사업 재편을 지원하는 기활법은 한시법으로, 각각 오는 2023년, 2024년에 일몰될 예정이다.
기촉법은 2001년 도입 이후 현행 제6차 기촉법에 이르기까지 연장, 일몰 이후 재입법을 반복하고 있으며, 기활법은 2016년 도입 이후 2019년에 5년 연장됐다. 기활법의 상시화는 윤석열 정부 12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포함됐고, 기촉법 역시 지속적으로 상시화가 논의됐지만 입법이 본격화되지 않아 제도적 불안정성이 지적되고 있다.
김윤경 교수는 “기업의 구조조정 속도를 높이고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도록 구조조정 제도를 설계해야 하며, 기본 법제 정비도 필요하다”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업의 적극적 노력도 함께 요구된다”고 말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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