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밥집 찾아 직접 김치찌개 끓여서 대접
양파·대파 손질하고 고기 볶으며 염도 체크
테이블 돌며 “많이 드십시오” 일일이 챙겨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윤석열 대통령은 추석 연휴 첫날인 9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무료급식소인 ‘명동밥집’에서 배식 봉사활동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단순 배식에 그치지 않고 대파를 썰고 양파를 자르는 등 손질부터 시작해 직접 김치찌개를 끓여 무료급식소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대접했다.
이날 오전 8시50분께 명동성당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즉각 조리복과 분홍색 앞치마, 두건, 팔토시 등을 착용하고 지하 1층으로 이동해 명동밥집센터장인 백광진 신부와 함께 음식 준비에 들어갔다.
윤 대통령은 능숙하게 양파와 대파를 썰고 돼지고기와 김치를 볶는 등 재료 손질부터 요리까지 직접 했다. 이 과정에서 백 신부에게 “제가 다른 건 몰라도 김치찌개는 잘 끓인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대선후보 시절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진행자들에게 김치찌개를 끓여 준 적이 있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요리 도중 백 신부와 “지상에 있는 차도 다 망가졌다” 등 포항 지하주차장 참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이어 1층에 마련된 배식 텐트로 이동해 대형 냄비 3개를 놓고 본격적인 김치찌개 조리에 들어갔다. 김치찌개의 간을 맞추기 위해 염도측정기가 동원되기도 했다.
백 신부는 “0.6 농도가 어린이들 급식할 때 농도”라며 “여기는 어른들이라 간이 조금 더 세다. 0.7~0.8 사이 된다. 0.8은 안 된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염도측정기가 잰 염도에 맞춰 액젓과 간장을 넣으며 간을 맞췄다.
윤 대통령은 새 국자에 국물을 담아 수저로 떠 간을 본 후 “간이 딱 맞다, 아주 맛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재료가 많이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음식 준비를 마친 윤 대통령은 옷을 갈아입고 서울대교구장인 정순택 대주교와 인사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바로 엊그제 온 것 같은데 너무 늦어서 죄송하다”고 했고, 정 대주교는 “2월에는 대통령 후보로서, 3월에는 대통령 당선인으로서 오셔서 봉사해주시고, 이번에는 대통령으로서 방문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10시50분경 다시 배식텐트로 돌아와 조리복을 입고 직접 배식에 나섰다. 이날 메뉴는 김치찌개와 잡채, 소불고기와 오복채무침, 송편이었다. 윤 대통령은 봉사자들과 함께 44개 테이블에 배식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식판을 들고 온 봉사들에게 김치찌개를 떠서 전달했고, 봉사자들은 음식을 식판에 담아 테이블 위에 놓았다.
식사가 시작되자 윤 대통령은 직접 테이블을 하나하나 돌면서 “식사 괜찮으세요?”, “많이 드십시오”, “부족한 것 있으면 더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어르신 간이 어떠십니까?” 등 인사를 건넸다. 음식이 부족한 테이블에서는 봉사자들에게 “여기 찌개 좀 더 드려야겠어요”라며 챙기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공개한 추석 인사 영상메시지에서 “경제가 어려울 때 더 고통받는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넉넉하게 보듬는 사회를 만들겠다”며 “어려운 국민의 목소리를 세심하게 듣고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정부가 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기 목소리조차 내기 어려운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챙기는 진정한 ‘약자 복지’가 필요하다”며 “정부와 의료기관, 그리고 이웃이 힘을 합쳐 사회안전망에서 어느 누구도 소외되는 분들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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