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힘입어 문화·시장 급성장
해외서도 AI 반려식물 관련 앱 인기
플랜테리어 추세와 결합 전망 밝아
‘불멍’은 모닥불을 바라보며 잠시 일상의 골치와 잡생각에서 벗어나보는 것을 일컫는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여유를 주는 불멍은 잔잔하게 물이 움직이는 모습을 멍하게 바라본다는 ‘물멍’으로 이어졌다. 최근에는 ‘식멍’ 내지는 ‘풀멍’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잡념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욕구가 존재하는 한 이 ‘멍 시리즈’의 끝은 알 수 없다.
불멍과 물멍은 캠핑장이나 수족관으로 나가야 가능하다. 하지만 풀멍은 별다른 준비 없이 집에서도 할 수 있다. 반려식물을 키우는 식집사 문화가 깊숙히 자리잡았기 때문.
식집사 문화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더욱 힘을 받았다. 한국발명진흥회 지식평가센터에 따르면, 국내 식물재배기 시장 규모는 지난 2019년 100억원에서 2020년 600억원으로 1년새 500억원이나 규모가 증가했다. 내년에는 규모가 50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에서도 원예시장 규모가 지난해 기준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식집사 문화와 코로나19로 인한 관심 급증은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서는 2020년 그레가리우스가 세계 최초의 인공지능(AI) 기반 식물 앱 ‘그레그’를 개발했다. 그레가리우스 CEO인 알렉스 로스 등 창업 멤버 상당수는 데이팅 앱 ‘틴더’ 출신이다. 가장 인기 있는 IT 앱을 만들었던 이들이 선택한 창업 아이템이 식물인 셈이다. 그레가리우스는 앱 출시 4개월 만인 지난해 5월 540만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성장 기반을 다지기도 했다.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 형태로 전환되고, 사람들의 관심이 집 밖으로 향하면 반려식물 트렌드는 주춤해질까. 권휘광 그루우 대표는 아니라고 단언한다.
“포털사이트나 사회관계망(SNS)의 키워드 검색을 분석해보면 인테리어시장에서 플랜테리어가 압도적인 1위가 된 게 벌써 5년이 넘었습니다. 가드닝에 대한 관심이 코로나19 확산 이전부터 이미 뚜렷했던 겁니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더라도 도시화된 환경에서 자연을 내 공간 안에 들이고 싶다는 욕망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 봅니다.”
국내에서는 초기에 하드웨어부터 가드닝테크(가드닝+테크) 시장이 활성화됐다. 가정용 식물재배기 로 가드닝과 ICT가 먼저 만난 것이다. 국내 한 중소기업에서 출발한 이 사업은 대기업으로 확산돼 글로벌 시장도 넘보고 있다. 식물재배기는 지난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인 IFA에서도 관심이 쏠린 품목이었다.
식집사들에게 유익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가드닝테크는 최근 하나 둘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질병이 의심되는 식물에 대해 질문할 수 있는 식물 클리닉 앱인 ‘모야모’나 식물 관리주기를 알려주는 ‘플랜트노트’, ‘플랜트그램’ 등도 나왔다.
도현정 기자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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