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의 세계관’ 걸그룹 드림캐쳐를 만나다
록메탈 장르에 뿌리둔 데뷔 6년차 걸그룹
매번 다른 콘셉트·음악·안무로 차별화
환경오염 등 사회적 이슈 노랫말로 담아
데뷔 1924일 만에 ‘음악방송 1위’ 꿈이뤄
“마음 편해졌지만 긴장감 사라진 건 아냐”
“‘유일함’ 지켜온 드림캐쳐, 자랑스러워요”
컴백을 앞둔 일주일 전 드림캐쳐(DREAM-CATCHER)와 마주 앉아 신곡 안무 영상을 시청했다. 멤버들의 눈빛에 결기가 새겨진다. 동작 하나 하나 놓칠세라 보고 또 살핀다. 숨죽인 3분이 지나자, 몇 마디 말 대신 박수로 대신한다. 그 박수가 드림캐쳐(지유·수아·시연·한동·유현·다미·가현) 스스로에게 보내는 격려처럼 들렸다.
리더 지유는 “드림캐쳐는 유일해서 자랑스럽다”고 했다. 올해로 데뷔 6년차. 드림캐쳐는 누구와도 같았던 적이 없었다. ‘청순, 청량, 아련....’ 천편일률적 걸그룹 콘셉트와도, 음악과도 달랐다.
“하지만 그 유일함을 지키는 것이 늘 어려웠어요. 항상 콘셉트가 신선하고, 다른 그룹은 안 하는 길을 걷다 보면 매번 그 다음, 그 다음이 부담스럽기도 해요. 그래도 여태 잘 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유)
6개월 만에 다시 돌아온 드림캐쳐는 전작에 이어 아포칼립스 세계관의 2부를 시작한다. 미니 7집 ‘아포칼립스 : 팔로우 어스(Apocalypse : Follow us)’를 통해서다.
드림캐쳐는 ‘세계관 장인’이다. 록·메탈 장르를 뿌리 삼아 악몽, 디스토피아를 거쳐 아포칼립스의 세계관을 이어가고 있다. 드림캐쳐의 독특한 세계관은 그룹의 정체성이자, 차별점이다. ‘디스토피아’ 세계관에 접어들며 드림캐쳐는 악플러 등 사회 이슈를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유현은 “드림캐쳐의 이미지가 강하고 묵직하다 보니,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수아는 “사회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유일한 그룹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번엔 환경 이야기다. ‘환경 문제’에 대한 언급은 전작 ‘메종(MAISON)’에서 한 발 더 나아간다. 시연은 “이번엔 환경오염을 일삼는 사람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다”고 말했다. “전작이 부드러운 카리스마였다면, 이번엔 단호한 카리스마로 묵직한 이야기를 해요.” (지유)
환경 이야기를 하며 멤버들은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도 됐다. 지유는 “나의 행동이 환경에 해가 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고, 공부하게 됐다”며 “평상시에도 텀블러를 들고 다닌다”고 했다. 이날 인터뷰에도 지유는 텀블러를 가지고 왔다. 시연은 “자연이 훼손되며 돌고래들이 아파한다는 것을 알게 돼 후원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수아는 “우리 스스로 환경 이야기를 하며 환경 문제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고 관심을 불러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드림캐쳐는 전형적인 ‘계단돌’이다. 2014년 밍스로 데뷔해 실패의 아픔을 딛고, ‘드림캐쳐’로 재기에 성공했다. 차곡차곡 한 계단씩 올랐고, 해외에서 탄탄한 팬덤을 얻었다. 지난 6월엔 스페인 최대 음악 페스티벌 ‘프리마베라 사운드’에 K팝 가수 최초로 초청돼 무대를 꾸몄다. 전작 앨범으론 데뷔 1924일 만에 ‘음악방송 1위’에도 올랐다. 드림캐쳐 멤버 전원이 오래 품은 꿈이었다.
“그렇게 꿈꾸던 1위를 하고 나니 도리어 여유도 생겼어요. 저희 활동의 목표와 이유가 1위였는데, 이젠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자는 생각이 들어 마음은 더 편해졌어요.” (다미)
“그렇다고 긴장감이 사라진 건 아니에요. 성적에 있어 ‘뒤처지지 말아야지’, ‘다음에 또 해야지’ 하는 조바심보다는 그래도 ‘이보다는 못하지 말자’는 생각도 하게 돼요.” (수아)
연습생 시절부터 치면 이미 인생의 절반을 하나의 목표를 두고 함께 걸었다. 그 길 위에서 몇 번을 넘어졌고, 몇 번을 주저앉았다. 지유는 “긴 시간 동안 포기한 적도 있고, 낙담한 적도 많다”고 했다. “그러다가도 그냥 우린 우리가 할 걸 하자며 다독이기도 했고요. 그런 마음이 우릴 단단하게 만든 것 같아요. 한 번의 1위로 흥분하지 말자, 선 넘지 말자는 마음을 갖게 됐어요.” (지유)
“사실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는게 정말 미미하게 느껴졌어요. 포기하고 싶었던 적이 엄청 많아요. 그러다 요즘엔 어떻게 하게 된 일인데, 이왕 하는거 열심히 해서 노력하다 보면, 뭔가 따라오겠지 그런 생각을 하게 됐어요.” (유현)
멤버들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컴백 때마다 의견이 달라”(한동), 하나의 뜻을 찾아가는 일이 쉽지 않았지만, “서로를 존중하며 이해의 깊이를 쌓아온”(수아) 것은 관계 유지의 노하우다. 지유는 “이젠 멤버들이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된다.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이겨내게 된다”고 말했다. 시연은 “든든한 내 편 여섯 명이 생긴 것 같은 기분”이라고 했다.
드림캐쳐는 멤버들에게 존재 자체로 ‘드림캐쳐’이자 ‘드림’이다. 남들과는 다르다는 점은 멤버들의 자신감이고, ‘여덕’들을 몰고 다니는 ‘멋쁨’(멋짐+예쁨)은 스스로에게도 자부심이다. 막내 가현은 “드림캐쳐는 멋져서 좋다”며 “언니들 여섯 명이 나를 지켜줄 것 같다”고 말했다. 유현은 “드림캐쳐의 멤버여서, 이렇게 만나서 좋다”며 “다시 하라고 해도 드림캐쳐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드림캐쳐와 우리의 청춘을 함께 하고 있어요. 내가 몰랐던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 앞만 보고 달린 우리의 청춘이 이 곳에 있어요. 드림캐쳐는 아직 끝나지 않은 우리의 청춘 드라마예요.” (지유)
고승희 기자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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