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LGD 등 투자축소

일부 기업 설비 신규투자 중단

삼성전자는 “인위적 감산 없다”

“내년 초중반께 세계 경제가 경기 침체를 겪을 수 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

코로나19 이후 진행된 통화긴축과 고인플레이션으로 전세계가 ‘그레이트 리세션(Great Recession·대침체)’ 위기감에 당면해 있다. 이런 가운데 수출 중심의 국내 기업들은 저마다의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투자축소나 감산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곳이 있는가 하면 투자를 예정대로 진행하고 생산량도 줄이지 않으면서 정면돌파에 나선 곳도 있다.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은 지난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투자를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내년 투자액을 올해의 10조원 후반대 대비 50% 이상 줄이기로 했다. 노종원 사업담당 사장은 지난 26일 “금융위기였던 2008년부터 2009년까지 업계 설비투자 절감율에 버금가는 상당한 수준의 투자 축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도 큰 폭으로 투자를 줄여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고, 자사가 집중하고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의 사업 구조 전환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성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캐펙스(시설투자)를 1조원 이상 축소하고, 내년에도 감가상각비의 절반 수준에서 집행될 수 있도록 기존 계획을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기도 올해는 계획대비, 내년은 올해 대비 각각 투자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일찌감치 투자 중단을 결정한 기업도 적지 않다.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1600억원 규모의 질산유도품(DNT) 생산공장 설립 계획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지난 9월 3600억원 규모의 CDU(상압증류공정)·VDU(감압증류공정) 설비 신규투자를 중단하기로 했다.

다른 행보를 보이는 곳도 있다. 삼성전자는 ‘우회’보다는 ‘직진’ 전략을 택했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27일 “단기적 수급을 위한 인위적 감산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기본적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해 적정 수준으로 인풋 투자를 지속하고, 업황과 연계해서 설비투자를 유연하게 운영한다는 투자 기조는 종전과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재계에서는 불황일 때 투자를 늘리는 역발상 전략도 강조되고 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지난달 신사업 전략 보고회 자리에서 “불황과 경기 위축 시기가 더 좋은 투자 환경을 제공한다”며 “적극적인 투자와 사업 협력, 개방형 혁신으로 신사업의 생태계를 확장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도 미국 애리조나주에 1조7000억원을 들여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한 계획을 예정대로 진행 중에 있다. 서경원·김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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