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비 대출 이자 급등에 입주 앞두고 혼란
조합장 직무정지 등 준공 앞두고 내홍 계속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금리와 금융기관의 PF 대출 중단 사태가 계속되며 서울 내 재건축 현장의 불안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서울 내에서도 대형 재건축 단지인 서초구 반포동의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 아파트)의 경우, 최근 사업비 대출 이자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조합원 이주비 대출 이자 대납을 중단키로 하는 등 파행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원베일리 조합은 사업비 부족을 이유로 3150억원을 차입하기로 했다. 앞서 조합은 시공사의 보증을 바탕으로 사업비를 대출했는데, 예상보다 입주가 1년 가까이 늦어지면서 추가 대출이 불가피해졌다.
문제는 비교적 낮은 이율로 진행됐던 기존 대출과 달리 추가 대출의 이자가 9.44%로 2배 가까이 올랐다는 것이다. 기존에 대출을 진행해온 금융기관들이 추가 대출에 난색을 표했고, 결국 높은 이자 탓에 지급해야하는 연 이자만 289억원에 달하게 됐다.
사업비 조달을 위한 추가 대출에도 조합은 최근 조합원들에게 “당장 12월부터 조합이 후불제로 대납해온 1400명의 조합원 이주비 이자 월 21억원을 조달할 수 없다"라며 "앞으로는 조합원들이 이주비 이자를 각자 내야 한다”라고 고지했다. 그간 조합은 이주비 대출 이자를 선지급하며 입주에 맞춰 조합원들에게 이자 비용을 지급받기로 했다. 그러나 사업비가 부족해지며 이를 조합원들이 직접 내도록 한 것이다.
조합 관계자는 “입주 시기가 늦어지면서 사업비가 부족해 추가 대출에도 조합원들의 이주비 대출 이자를 대납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라며 “최근 추가 차입 역시 기존 대출 만기가 11월이었는데, 조합에서 늦게 대출 협상에 나서면서 고금리 대출을 받게 된 상황이다. 사업비가 부족한 상황인 탓에 오는 23일 총회를 열어 차입 내용 등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반포 원베일리는 서초구 내에서도 대형 재건축 단지로 내년 입주가 예정돼있지만, 최근 단지 내 상가 통매각 논란과 조합 내홍이 오히려 깊어진 모양새다. 앞서 법원은 상가 통매각과 관련한 조합 총회 결의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을 내린 데 이어 지난 10일에는 조합장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조합의 두 의결이 모두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다.
다른 조합 관계자는 “상가 통매각의 경우 시공사의 공사비 지급 요청에 맞춰 추진이 이뤄졌지만, 저가 매각에 대한 지적이 조합 내에서 계속돼왔다”라며 “조합장 직무대행을 비롯해 조합이 원점에서 재검토를 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