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친민주당 성향 온라인 매체 2곳이 이태원 참사 사망자 명단 전체를 유족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2개 매체는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의 제기자인 유튜브 채널 ‘더탐사’와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이 참여해 최근 출범한 ‘민들레’라는 매체이다.
민들레는 14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이태원 희생자, 당신들의 이름을 이제야 부릅니다’라는 제목 아래 사망자 155명(이달초 기준) 전체 명단이 적힌 포스터를 게재했다. 명단은 가나다 순에 외국인 희생자 이름은 영문으로 표기됐다. 이름 외의 다른 정보는 표기되지 않았다.
민들레는 “시민언론 더탐사와의 협업으로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 명단을 공개한다”며 “희생자들을 익명의 그늘 속에 계속 묻히게 함으로써 파장을 축소하려 하는 것이야말로 오히려 재난의 정치화이자 정치공학”이라고 주장했다.
민들레는 유가족 동의를 구하지 않고 입수한 명단을 일방 공개한 데 대해서는 “유가족 협의체가 구성되지 않아 이름만 공개하는 것이라도 유족들께 동의를 구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깊이 양해를 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희생자들의 영정과 사연, 기타 심경을 전하고 싶은 유족들은 이메일로 연락을 주시면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이태원 참사 사망자 명단 공개는 여야에서 첨예하게 의견이 갈리며 논란이 되어 온 사안이다.
이 논란은 지난 7일 문진석 민주당 의원이 받은 텔레그램 메시지에서 시작됐다. 그가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이연희 부원장에게서 받은 메시지엔 “모든 수단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전체 희생자 명단, 사진, 프로필을 확보해서 당 차원의 발표와 함께 추모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내용이 적혔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문 의원은 “저는 거부의 뜻을 분명히 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지난 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태원 참사 희생자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라” “다시 촛불을 들어야겠느냐”고 요구하면서 사실상 당론처럼 받아들여져 왔다.
여당은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1일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희생자의 존엄과 유가족의 아픔은 안중에도 없는 것인가”라며 “국가적 참사와 비극을 매번 당리당략에 이용하려는 나쁜 습성을 당장 버리길 바란다. 패륜을 멈추고 국민을 섬기는 공당의 금도를 지키라”고 말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같은 날 논평에서 “희생자들의 인권을 침해해서라도 자신의 사법리스크를 피해 가려는 패륜적 정치기획이다. 이태원 참사를 아무리 ‘세월호’로 만들려고 해도 이제 국민들은 속지 않는다”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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