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수급 정상화 잰걸음

핸드드라이어까지 총동원 건조

모터 47대 중 33대 자체 복구

고탄소강 광양제철소서도 생산

후판도 차질없게 인니서 공급

14일 재가동에 들어간 포항제철소 2후판공장에서 후판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포스코 제공]
14일 재가동에 들어간 포항제철소 2후판공장에서 후판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가 냉천 범람으로 침수됐던 압연 라인 18곳 중 7곳을 50년간 쌓은 기술력으로 복구했다. 연내 포항제철소에서 공급하던 제품을 모두 정상적으로 재공급해 수급난을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24일 포스코에 따르면 포항제철소 각 압연공장의 설비 구동에 핵심 역할을 하는 모터 4만4000대 중 31%가 침수 피해를 입었으나 이 중 73%가 복구됐다. 포스코는 앞서 해당 침수 설비의 신규 발주로 검토했다. 하지만 제작과 설치까지 1년이 넘게 걸릴 것으로 예상돼 직접 복구하기로 했다.

침수된 전기 설비 제어 장치를 복구하려면 세척과 건조가 시급했다. 포스코는 제철소 내 목욕탕의 의류 건조기를 활용하거나 농가에서 쓰는 고추 건조기를 동원했다. 수십 대의 가정용 핸드 드라이어까지 공수해 밤낮으로 설비를 말렸다.

최대 170t에 달하는 압연기용 메인 모터 복구 작업은 EIC기술부 손병락 명장(상무보)의 주도로 이뤄졌다. 메인 모터 제작사조차 수리가 어렵다고 손사래 쳤지만, 현재까지 47대의 모터 중 33대를 자체적으로 ‘분해-세척-조립’하는데 성공했다. 나머지 모터 복구 작업도 공장 재가동 일정에 맞춰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손 상무보는 “침수 당시 전원을 사전에 확실히 차단했다는 파트장의 답을 듣고 희망을 품었다”며 “최대 170t에 달하는 압연기용 메인 모터를 수리하기로 한 결정은 실패를 용인하는 경영진과 현장 문화, 그리고 지옥이든 천당이든 함께 걸어줄 동료가 있다는 자신감 덕분”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12월까지 2선재, 2냉연, 2열연 등 8개 공장을 추가로 복구해 연내 15개 압연공장을 재가동할 계획이다. 국내 철강의 약 24%를 생산하는 포항제철소가 멈추면서 산업계에 수급 차질이 발생한 만큼 포스코는 국내 철강 수급 안정화 대책에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주요 제품의 재고가 2~4개월 수준으로 산업 전반의 철강 수급 차질 가능성은 낮았지만, 포스코는 473개 고객사별 수급 상황을 전수 조사했다. 이 가운데 수급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81개 고객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광양제철소와 해외 법인으로 전환 생산을 비롯해 다른 철강사와 협력 등을 통해서다.

열연 제품 중 포항제철소에서 주로 생산하던 고탄소강도 광양제철소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듀얼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전기차 구동모터에 사용하는 고효율 무방향성 전기강판(Hyper NO)용 열연 소재는 광양제철소 전환 생산과 함께 복구가 완료된 1열연공장에서 대체 생산을 추진 중이다.

후판 제품은 수급 차질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포스코를 통해 연내 공급이 이뤄질 예정이다. 또 수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는 자동차 배기계용 제품은 태국 포스코-타이녹스(POSCO-Thainox) 등 해외 생산법인, 현대비앤지스틸,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 일본 NSSC 등 국내외 철강사와 협업해 연내 약 9000t을 국내로 공급할 계획이다. 원호연 기자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