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앙회, 410개사 설문

“올해 경영 환경 어려웠다” 53%

10곳 중 6곳 “벌어서 이자 못내”

“금융비용 부담완화 시급” 69%

중소기업이 수요 위축, 금리, 인건비 등 3중고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합]
중소기업이 수요 위축, 금리, 인건비 등 3중고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합]

“구조조정과 긴축경영으로 한해를 버텼는데, 내년에는 더 힘들 것 같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문을 닫는 중소기업들이 속출할 겁니다.”(중소기업 관계자)

경기침체와 금리인하로 중소기업들이 고사 위기에 몰리고 있다. 비상경영은 일상이다. 인력 감원, 무급휴업은 물론 손해를 무릅쓰고 눈물의 재고 처리에 나선 기업들이 즐비하다.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몰리고 있다.

▶수요 위축, 금리, 인건비...3중고에 고사위기=한 생활용품 기업은 현재 월 7일씩 무급휴업을 진행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 올들어 사정이 확 나빠졌다. 비상경영이 언제 종료될지 알 수 없다”고 토로했다. 한 인테리어 기업 관계자는 “지난해 영업손실에 이어 올해도 손실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고정비라도 줄이려 가동률을 낮춘 상태라 할인용 재고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에도 이 같은 암울한 현실이 적나라하게 반영된다. 12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41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중소기업 경영실태 및 2023년 경영계획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 절반이 넘는 53.2%가 “경영 환경이 어렵다”고 답했다. 어렵지 않았다는 응답은 11.6%에 불과했다.

경영환경 악화의 주 요인으로 ‘수요 위축’(57.3%)을 가장 많이 꼽았다. ‘금리 인상’(42.7%), ‘인건비 상승’(28.4%)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매출액이 낮을수록 자금조달과 인력난을 호소한 기업들이 많았다.

자금력이 약한 중소기업들은 마케팅 비용이 없어 연말 판매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판매부진을 타개하려면 할인·광고·끼워팔기 등 마케팅활동을 벌여 매출을 확보해야 하는데 그 비용 마련도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생산원가 상승으로 재고 확보까지 여의치 않다. 마케팅 비용도 부족하고 프로모션에 쓸 제품 재고 역시 부족한 상황이다.

반월국가산업단지
반월국가산업단지

▶ 중소기업 10곳 중 6곳, 구조조정...내년 더 심각=중소기업 경영실태 조사에 따르면 위기 극복을 위해 10곳 중 6곳이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59.8%가 ‘비용절감 및 구조조정’을 실시한다고 답했다. ‘영업·홍보 등 거래선 확대’가 51.5%로 뒤를 이었고 ▷자금 조달처 확대(26.8%) ▷부채 개선 20.2% ▷신규사업 추진(15.6%) ▷연구개발(R&D) 및 설비투자 확대(11.2%) 등 이었다.

특히 중소기업 29.3%가 세금감면·납부유예를 가장 유용했던 지원 정책으로 꼽았다. ‘대출만기 유예·연장’과 ‘소상공인 손실보전’도 각각 22.2%와 16.1%를 차지했다.

무엇보다 중소기업들은 내년 경영환경이 더 악화 될 것으로 우려했다. 26.3%가 올해보다도 더 힘들것으로 봤고, 61.5%가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했다. 개선될 것이라는 기업은 12.2%에 불과했다.

이에 중소기업들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원가절감 및 긴축’(61.2%·복수응답)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 이어 ‘금융리스크 관리 강화’(34.9%), ‘신규판로 확대’(31.5%)를 위기 극복의 주요 경영전략으로 꼽았다.

▶“벌어서 이자도 못낸다”...대출 회수에 전전긍긍=중소기업 10곳 중 4곳(41%)은 이자비용이 영업이익보다 많거나 비슷하다고 답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금융권 자율로 전환된 대출만기연장 조치가 무분별한 대출 회수로 이어질까 우려된다”며 “다소의 부실 우려가 있어도 회생계획서를 제출하면 대출 만기를 연장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중소기업들의 68.8%가 중소기업 경영안정과 성장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금융비용 부담 완화’라고 답했다. 대기업에 비해 고금리 상황에 대응할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내년에도 복합경제 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23년 중소기업 경영안정과 성장을 위한 정부의 최우선 정책으로 금융비용 부담완화가 꼽힌 만큼, 저금리 대출 전환 등 부채 연착륙 방안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중장기적으로 중소기업 경영에 가장 불리해 대비가 시급한 요소로는 ‘노동인구 감소’를 45.6%(복수응답)로 가장 많이 꼽았다. 뒤이어 33.2%가 ‘산업변화에 뒤처진 규제’를 지적하면서 해묵은 규제로 인한 산업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상수·유재훈 기자


igiza7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