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스스로를 ‘병역 전문가’라고 홍보하며 가짜 뇌전증을 꾸며내는 수법으로 병역 면탈을 조장한 브로커 김모씨가 결국 구속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1일 같은 수법으로 병역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 병역 브로커 구모(47)씨를 구속 기소했다. 이로서 구속된 브로커는 2명으로 늘었다.
9일 서울남부지법 홍진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김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남부지검과 병무청 합동수사팀은 병역 의무자 10명에게 뇌전증을 가장해 병역 의무를 면탈하게 한 뒤, 대가로 1억 1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적용해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박은혜 부장검사)는 지난달 21일 김씨와 같은 혐의를 받는 행정사 구모 씨를 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이른바 ‘간질’로 불리는 뇌전증 진단의 허점을 악용해 병역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뇌전증이 평소에 눈에 잘 드러나지 않고 수치를 측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용했다. 김씨와 구씨 모두 온라인에서 ‘병역 전문가’, ‘군 전문 행정사’임을 내세우며 활발하게 활동을 벌였다. 김씨는 구씨가 운영 중인 행정사 사무소의 ‘지사장’ 직함을 받고 활동하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달 초부터 병무청과 합동수사팀을 꾸려 관련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들 브로커를 통해 병역을 면제 또는 감면받은 의뢰인과 의료기관 등을 전방위 수사 중이다. 수사 대상에 오른 이들만 70명이 넘는다. 조재성 이외에도 프로축구 K리그1(1부)·승마·볼링 등 여러 종목 선수들이 이들 브로커를 통해 병역 면탈을 시도한 혐의로 수사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