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구석구석 엿보기
메르데카 광장·랑카위섬 등 볼거리 풍부 2500만 외래객 방문하는 관광대국으로
불교·이슬람·힌두교 등 여러 민족 구성 襟度 지키며 한편에선 24시간 카지노
극단적 차이속 다양한 문화유산 발전 다문화 사회로 가는 우리에게 큰 교훈
주류인 말레이계, 인도계, 중국계 외에도 다양한 민족, 다양한 종교 신자들로 구성된 말레이시아는 한국인의 시선으로 보면 ‘예상 외로’ 평화롭다. 안정을 기반으로 발전을 거듭한다.
말레이계의 주 종교인 이슬람교는 돼지고기가 함유되어 있는 일체의 식품을 금하고 있으며 음주 및 도박 또한 금지한다. 반면 현지 중국계 말레이시아인들의 대다수는 불교신자인데 이들은 종교적 신념으로 소고기를 먹지 않는다. 두자릿 수 점유율을 보이는 힌두교도들도 마찬가지이다. 이들 3대 그룹은 ‘금도’를 지키면서 안정감 있게 공존한다.
말레이계와 인도계의 식문화는 손으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다. 이런 단편적 모습만 보면 문화적 차이를 느껴 여행하기 불편한 나라라는 선입견을 가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정반대다. ‘고원 위 라스베가스’라고 불리는 겐팅하이랜드 리조트에서 24시간 카지노를 할 수 있으며 앞서 언급한 음식과 음주가 가능한 식당을 어디서든 찾을 수 있다.
종교와 생활습관이 달라도 ‘차이의 인정’이라는 공존의 방식으로 더욱 풍요로운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불교사원 옆 무슬림 사원, 무슬림 가이드가 힌두 문화의 강점을 소개하는 모습 등 극단적 대조를 발견하는 재미는 이 나라 여행의 매력 중 하나이다. 억지로 문화의 수렴을 도모하기 보다는 이질적 문화의 존중을 통해 개별 유산을 더욱 발전시켜나가는 모습이 말레이시아 최대 강점이다.
공존의 방식은 말레이시아의 외교, 경제에도 적용되는 듯 하다. 57개 회원국을 둔 OIC(Organization of the Islamic Conference)의 전(前) 의장국으로, 전 세계 이슬람 국가의 형제국이면서도 미국, 영국 등 서방과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이다.
삼성 등이 참가해 최첨단 건축 기술을 구현해낸 452m 높이의 쌍둥이 빌딩으로부터 불과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지점에서 잘 보존된 열대우림을 만날 수 있다. 다양한 문화, 자연과 사회, 옛 것과 오늘의 것이 조화를 이루는 점이 바로 이 나라를 ‘외래객 방문 2500만’의 관광대국으로 만들고 있다.
말레이시아를 찾는 나라는 참으로 다양하다. 유럽, 아프리카ㆍ중동ㆍ인도, 한국ㆍ중국ㆍ일본 등 3대 지역 출신 관광객수가 비슷하다. 말레이시아는 지구촌 사람들의 ‘만남의 광장’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쿠알라, 룸프르 두 물줄기가 만나는 이 나라 수도의 본래 특성 처럼 말이다.
볼거리, 즐길거리의 구색도 다양해졌다. 말레이시아의 지혜가 돋보이는 ‘무혈 독립’의 상징 메르데카 광장, 다문화가 혼재된 유산들, 등반욕을 자극하는 케테리산, 우리나라의 제주도 같은 풍광과 자연미를 보여주는 랑카위섬, 대표적인 동남아시아 휴양도시 코타키나발루, 쇼핑 천국으로 불릴만한 짜임새 있는 도심 유통가 등이 대표적이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말레이시아의 문화적 환경과 ‘공존의 법칙’은 다문화 사회로 진전하고 있는 우리에게도 큰 교훈을 준다.
무슬림의 과반수를 차지하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는 대한민국과의 교류를 확대시킬 가능성이 가장 높은 동남아 국가이다. 10일 서울에서 진행된 박근혜 대통령과 나지브 라자크 (Najib Razak) 말레이시아 총리 간 정상회담은 경제, 문화 교류를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이 주도하는 동남아국가연합과 한국 간의 11~12일 부산 정상회담(ASEAN-Republic of KOREA Commemorative Summit) 역시 그들 방식의 공존을 배우고 우리의 포용력을 보여줄 좋은 시험대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경제, 기후 환경 분야 협력, 신뢰와 행복의 파트너십 등이 논의 된다. 특히 두 공동체 간의 행복 증진을 위해 문화 분야 상호 이해를 넓히는 의제도 포함돼 있다. ‘착한 무슬림’에 대한 우리의 우정이 더 커질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구촌 곳곳의 손님을 맞던 말레이시아가 최근 들어 해외로 나가고 있다. 도시형 국가를 제외하곤 동남아에서 처음으로 1인당 GDP 1만달러를 막 넘어섰다.
무슬림 문화를 존중하는 등 그들을 맞을 준비를 더욱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그들이 우리에게 가르쳐줄 ‘공존의 법칙’은 한국이 지구촌에서 더 많은 지지를 받고 더 많은 손님을 맞게하는 밀알이 될 것이다. 아울러 스키, 한류 등 말레이시아인들이 평소 꿈꾸던 문화체험, 관광체험의 기회를 확대하려는 노력도 경주해야겠다.
박철현 한국관광공사 쿠알라룸푸르지사장/parkch@knto.or.kr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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